4·15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여야 대진표가 하나 둘 완성되고 있다. 총선 최대 승부처가 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대전과 충청지역 대진표도 속속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정권심판’과 ‘야당심판’ 구도가 맞붙는 가운데, 곳곳에서 관심을 끄는 ‘빅매치’도 성사됐다. 여야 잠룡들이 맞붙는 ‘대선 전초전’, 청와대 출신과 거물급의 한판 대결, 전략공천에 이은 자객공천 등이다. 이들의 승부는 단순한 지역구 의석 쟁탈전을 넘어 전체 총선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정치 1번지’ 종로다. 더불어민주당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맞붙는다. 이 전 총리는 직전까지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승리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정권심판 vs 야당심판의 최전선인 셈이다. 여야 대선 주자 1위끼리의 ‘대선 전초전’이기도 하다. 각각 양당의 코로나19 대책 사령탑이기도 하다.

광진을에서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는다. 대표적인 청와대 출신과 잠재적 대선주자급 인사의 대결이다. 고 전 대변인은 정치 신인이지만 최근까지 대통령의 ‘입’이었던 만큼 기대감을 모은다. 오 전 시장은 전직 의원이자 서울시장 출신인 만큼 인물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을에서는 여성 판사 출신 대결이 치러진다. 민주당이 이수진 전 부장판사의 전략공천을 확정하면서 통합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맞붙는다. 나 의원은 사법고시 34회, 이 전 판사는 40회 출신이다. 정부의 검찰·사법개혁을 두고 불꽃 튀는 찬반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김용태 통합당 의원이 대결하는 구로을도 관심을 끈다. 양천을에서 내리 3선을 한 김용태 의원은 윤 전 실장에 대한 ‘자객공천’으로 구로을에 배치됐다.

또 다른 ‘정권심판-야당심판’의 전장은 강서을이다. 청와대 정부기획비서관을 지낸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제기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이 승부를 겨룬다. 강남갑에서는 탈북자 출신 태구민(태영호) 전 주영북한공사가 민주당의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과 혈전을 치른다.

관악을에서는 민주당의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오신환 통합당 의원이 맞붙는다. 송파을에서는 최재성 민주당 의원과 통합당의 배현진 전 MBC 앵커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경기 남양주병에서는 ‘제2의 조국 대전’이 예정됐다. 민주당에서는 ‘조국 변호’ 김용민 변호사가, 통합당에서는 ‘조국 저격’ 주광덕 의원이 선수로 나선다. 민주당의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통합당 김현아 의원이 대결하는 경기 고양정의 전선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될 전망이다.

경기 안양동안을에서는 비례 초선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와 일전을 치른다. 이 지역에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비례)도 출마 준비 중이다. 현역 3인끼리의 대결이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경우 민주당 후보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나서면서 친박계인 박덕흠 통합당 의원의 대결이 관심을 끈다.

부산지역 최대 ‘빅매치’는 부산진구갑이다.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자 3선인 김영춘 민주당 의원과 4선 전력의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격돌한다.

통합당 내 전략공천 논란 당사자인 이언주 의원은 부산 남구을로 배치됐다. 지역구 관리를 탄탄히 해온 박재호 민주당 의원이 기다리는 곳이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통합당 의원이 재대결을 펼친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