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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는 괜찮아요?..수원 어린영웅, 코로나 2주 생환스토리
모녀가 2주 분당서울대병원서 격리
만나지도 못한채 엄마소식 간호진에게 들어야만
혼자 무섭게 견뎠던 보름의 악몽은 결국 빛으로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8살짜리 소녀(국내 32번째)는 수원에서 지난달 18일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정됐다. 날벼락같은 소리였다. 하늘이 무너져내린 듯 했다. 이 소녀의 어머니(20번째 확진환자)는 이미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다. 이 소녀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홀로 이송됐다. 엄마는 국군수도병원, 소녀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그야말로 코로나 생이별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나섰다. 병마와 싸우더라도 한 곳에서 엄마와 딸이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19일 어머니는 딸이 입원해있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녀는 기운을 냈다. 비록 병원내에서 만날 수는 없는 엄마이지만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다는 사실에 간혹 힘을 냈다. 2주간의 홀로 사투는 쉽지않았다. 방호복을 입고, 의료진과 간호진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이상하고’ 낯선 상황속에서 울었고, 인내해야했다. 밤에 잠도 잘 안오고 혹시 엄마가 잘못될까봐 수없는 걱정을 했다.

간호진에게 엄마 상황을 묻고, 엄마도 딸의 소식을 간접으로 들어야만 했다. 격리치료가 시작됐다. 코로나 19가 만든 모녀의 비극은 끔찍했다. 2주는 소녀에게 너무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염태영 수원시장 응원의 메시지는 계속됐다. 그는 SNS를 통해 “어머니와 딸. 몸은 비록 격리입원 상태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모녀가 하루속히 건강한 모습으로 일상에 되돌아올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결국 하늘은 이들 모녀를 외면하지않았다.

“고마워. 어린 영웅” 염 시장이 5일 SNS에 올린 글 제목이다. 엄마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고, 이 소녀도 퇴원했다. 염 시장은 “어린 시절 엄마 없이 하루 종일 혼자 있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녁 해까지 지고 나면, 괜한 두려움에 한껏 움츠러들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심지어 아프기까지 하면 서러움도 더해집니다. 하루 저녁 혼자 있는 것도 무서운데 보름 넘게 혼자서 그 두렵다는 병마와 잘 싸워줬습니다”고 감격했다. 그는 “안도의 마음과 대견한 마음에 눈가가 뜨끈해집니다. ‘힘들었지?’라는 한마디보다 그저 꼭 껴안아 주고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상황에서 견디고 이겨낸 이 시대의 ‘어린 영웅’입니다.”라고 했다.

염 시장은 이 소녀에게 낙인이 찍히지않을까 걱정됐다. “그래도 혹여, 짧고도 길었던 지난 보름간의 기억이 우리 어린이에게 상처로 남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무서운 감염증을 견뎌낸 만큼 더 단단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듯, 친구들과 어울리며 맘껏 뛰어놀 세상을 위해, 수원시는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했다.

두 모자는 염태영 시장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자가격리시설 수원유스호스텔에서 잠깐 상봉했다. 자가 격리는 일주일 추가 진행된다. 이젠 엄마 손을 꼭 잡고 집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악몽은 끝났다. 코로나 19 공포에 희망을 준 한줄기 빛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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