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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서 들불처럼 피어난 온정 ‘제2 아나바다 운동’
시민 호응속 식당주인 반값포장 ‘식재료 소진’
IMF 때 뜻 모으고, 온정 나눈 상황 연상
금복주-대구은행 등 성금에 구호물품 전달
서문시장 임대료 면제…연예인 기부릴레이도
“전국 곳곳 자영업자 신음, 전국 규모로 확대를”
충남 서산에 사는 80대 할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시민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 98만원을 기탁했다. 사진은 기부자가 서산시청을 방문해 놓고 간 현금과 A4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사진 위쪽). 대구맛집일보가 SNS를 통해 상인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연합]

#힘내요 DAEGU, #힘내라 대구·경북

‘코로나19’ 때문에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대구에서 가장 따뜻한 온정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손님의 발길이 끊긴 식당들의 음식을 싼값에 구입해주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활활 타오르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맛집 소개 SNS코너인 ‘대구맛집일보’가 음식점 업주의 하소연과 안전한 포장 또는 배달의 뜻을 SNS를 통해 전파하고, 시민들이 이에 적극 호응하면서, ‘소진, 매진됐다. 감사드린다’는 상인들의 메시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 등 일부 건물주들은 휴업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이같은 자발적 온정은 IMF 구제금융기에 나라를 구한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금 모으기 운동’을 연상케 한다.

시작은 지난 21일 대구맛집일보가 SNS를 통해 “지금 동성로 상황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듭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갖고 있는 식재료도 소비를 하지못해 이중으로 손해를 봅니다. 많은 지원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띄우면서 시작됐다.

이 공지가 나간 지 하루 뒤 SNS메시지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업주 김모씨는 “올리자 마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금방 소진됐는데, 너무나도 놀랐고 감동이었다. 시민들이 아니였다면 아까운 식재료가 다 버려질 뻔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봉산동 한 카페는 ‘원 플러스 원’ 포장판매 메시지를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 소식을 알렸다.

23일 중구 달구벌대로의 한 김치찜 식당도 닭갈비 60인분과 김치찜 13인분이 모두 할인판매하는데 성공했고, 칠곡 3지구에 육회 우둔살 45㎏도 2시간만에, 북구 사수동 치킨집 통닭45마리도 당일 모두 팔렸다.

이후 26일까지 대명동 돼지갈비 300㎏, 유명 파티셰가 있어 입소문이 자자했던 한 제과점의 티라미수, 유천동 고기집 500인분, 동인동 돼지국밥집 150인분, 수성구 상동 연어판매점 300세트, 진천동에 쌀국수 팟타이 100인분이 매진됐고, 동성로 짜글이갈비찌게집엔 주문이 폭주해 27일까지 이틀간 할인 포장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 중구 종로의 돈까스집(300인분), 샤브샤브 전문 S음식점(80인분), S고깃집(300㎏), 동성로 통닭집(200마리) 등이 올라와 온정을 기다리고 있다.

식당주인들의 호소에 시민들이 온정으로 화답하는 사이, 연예인과 뜻있는 인사들의 대구 구호 기금 기부, 재미교포의 기부 의향과 응원메시지 등이 답지하기도 했다.

대구 대표 기업인 금복주와 디지비(DGB)대구은행,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기업, 금융, NGO까지 성금을 보내고,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위기때 마다 나라를 구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저력이 이번엔 대구에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온정속에 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차례로 대출금리와 수수료, 자사 보유 건물 임대료 인하 등 따뜻한 소식을 전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임대료 인하 등 건물주들의 ‘착한 임대인 운동’은 대구 뿐 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고객응대형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규모의 인터넷망에서 어려움을 겪는 전국의 업주들이 제시한 정보를 온 국민에게 보다 정교하고 질서있게 전달할 경우, 서민 경제에 희망의 빛을 비출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인 강호동, 배우 이병헌, 신민아, 김우빈, 이서준, 김소현, 가수 김동완 등 연예인들도 대구·경북을 비롯한 코로나 피해지역 구호를 위해 기부금을 쾌척했다. 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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