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급등한 임대료 탓에 美서 차에서 사는 노숙인 증가
임대료 감당 못하자 차에서 장기 생활
오물 처리, 주차난 등으로 주민과 마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늘어선 트레일러의 모습.[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집값과 임대료가 급등한 미국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숙인 문제가 심각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지난해 차량을 집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만6500명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는 1800명으로 규모는 LA보다 작지만 전년 대비 45%나 증가하며 빠르게 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공식 보고서에서 “미국 북동부 해안 지역과 서부 연안 지역의 주택가격 폭등으로 노숙인이 50만명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는 차량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텐트나 지하철 터널 등에서 사는 사람과 같은 범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은 레저용 차량 또는 캠핑카로 불리는 레저용 차량(RV)을 공원이나 학교, 요양시설 인근에 주차해놓고 장기간 생활한다. 비록 낡은 차량이지만 길거리에 그대로 노출된 것보다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 마찰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차난은 물론 오수를 마구 버리면서 하수처리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RV생활자들의 마약과 알콜중독 등도 주민들에겐 골칫거리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사는 한 주민은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심 같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에는 약 300명이 차에서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장기 주차 RV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시애틀은 안전하지 않은 RV를 견인하거나 폐차하는 계획을 저울질하고 있다. 일부 시의회는 한 곳에 주차할 수 있는 기간을 5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샌프란시스코는 RV를 임시로 수용하기 위해 임시 화장실이나 샤워기가 설치된 주차장을 만들고 있지만 불과 30대의 차량만 주차가 가능해 아직 갈 길이 멀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