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샌더스 vs 트럼프, 대선정책 장외 신경전
샌더스 ‘메디케어 포 올’ 재원계획
언론, 건강보험 12조달러대 부족
트럼프 “작동할 수 없는 정책이다”
인도 순방서 ‘민주 급진성’ 꼬집어
미국 민주당의 대선주자를 뽑는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소득·연령을 따지지 않고 혜택을 주는 보편적인 건강보험 정책인 ‘메디케어 포 올’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 계획의 일부를 공개했으나, 불충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로이터]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소득과 연령 불문 보편적 의료서비스)’ 등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언론들은 건강보험 분야에서만 최소 12조5000억달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모른다”며 민주당 내 1위 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샌더스 의원 견제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전날 밤 메디케어 포 올·그린뉴딜(향후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맞추고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학생부채 탕감 등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의 개요를 일부 발표했다. 샌더스 의원은 네바다 등의 경선을 치르며 선두주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그가 대규모 연방 재원지출이 필요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다.

샌더스 의원 측 계획에 따르면 재원의 상당 부분은 추가적인 세금으로 메운다.

그러나 벌써부터 숫자상 앞 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디케어포 올 공약만해도 샌더스 의원은 향후 10년간 30조달러가 필요하다는 데엔 동의하지만, 발표에 나온 액수는 17조5000억 달러에 그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근로자가 4%의 소득기준보험료를 내고, 사용자는 7.5%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식으로 10년간 9조2000억달러를 충당할 수 있다고 샌더스 의원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자본이득세 부과로 2조5000억달러, 법인세·부유세로 5조5000억달러 등을 모을 수 있다고 했다. 샌더스 의원은 그러나 나머지 돈은 어디에서 댈지 특정하지 않았다.

그의 다른 공약들은 월스트리트투기세 부과로 10년간 2조4000억달러를 모으는 등의 방법으로 이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 걸로 나타났다. 노숙자 문제 해결엔 2조5000억달러가 들어가는 걸로 샌더스 의원 측은 추산했는데, 부유세로 충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23일 CBS의 프로그램 ‘60분’에 출연, 사회보장 관련 어젠다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 건지 정확하게 설명해달라는 요구에 “한 푼도 빠짐없이 줄줄이 말할 순 없다”며 “‘메디케어 포 올’을 얘기하는데, 우린 거기에 돈을 댈 옵션들이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과 같이 메디케어 포 올을 공약으로 내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스)이 공약 이행 재원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작년 가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적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당시 샌더스 의원은 CNBC에 나와 “그걸(재원 마련 계획) 당장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이날 경제계 인사들을 모아놓고선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정책을 비판했다.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인도 순방 이틀째인 이날 뉴델리에서 경영계 인사를 모아놓고 “샌더스는 작동할 수 없는, 완전히 감당할 수 없는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은 자국 정치문제에 관한 언급을 삼가는 게 불문율이지만, 이를 깬 것이다. 그는 “우리가 재선에서 이기면 주식시장이 로켓선처럼 올라 갈 거다”라며 “민주당 사람들은 너무 급진적이고, 통제가 안 된다. 뭘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외신들은 샌더스 의원이 집권하면 시장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로 봤다. 튼실한 경제에 재선이 달려 있다는 계산을 트럼프 대통령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원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