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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發 소비쇼크 ‘심각’…메르스보다 큰 충격파 온다
2월 소비심리지수 7.3P 급락
대구 확진자 급증 이전 조사치
관련 수치들 추가하락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월 소비심리가 역대 3번째 큰 규모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이달 조사는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이전 실시된 것이라 아직 본 충격은 반영되지도 않았다. 이번 감염 리스크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5년 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 3번째 하락폭=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락했다. 4년8개월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 지수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지수 하락은 소비심리가 전월보다 나빠졌다는 뜻이다.

지수는 작년 8월 92.5까지 떨어진 뒤 개선세를 보이다 11월에 7개월만에 간신히 기준선을 넘어섰다. 이후 두달 연속 낙관 심리가 우세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다시 넉달만에 100선이 무너졌다.

2월 하락폭은 메르스 국내 발병 직후였던 2015년 6월과 같은 감소 규모로,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세번째로 크다. 이 지수가 가장 크게 떨어졌을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이었다. 당시 10월에 전월대비 12.7포인트 폭락했다.

▶심각이전 조사치…추가하락 불가피=이달 조사는 지난 10~17일 이뤄졌다.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때는 20일부터다. 따라서 아직 코로나19에 따른 심리 충격이 본격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다음달 조사에서 지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이고, 당분간 상승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들이 큰 폭 하락한 것은 물론 취업기회, 임금, 물가상승률, 금리 수준 등에 대한 전망까지 전방위적으로 악화됐다.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와 가계수입전망 CSI는 4포인트씩 내리며 각각 106, 97을 나타냈다. 소비자들이 지금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 CSI는 12포인트 급락한 66이었다.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11포인트 하락한 76을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2포인트 내린 91,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4포인트 떨어진 93으로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7포인트 빠진 81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10개월만에 하락 전환된 주택가격전망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영향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한 112를 나타내면서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카드 등 소비위축으로 나타나=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며 “조사가 17일까지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상황이 심각해진 부분은 반영이 덜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심리 악화는 실제 소비 위축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국내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을 보면 지난 10~16일 관광업종 결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가량 감소했다. 비행기 티켓 결제 규모도 전년대비 60% 가까이 축소됐고, 면세점과 숙박업도 각각 약 42%, 11%씩 빠졌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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