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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사후약방문

게르마니아항공, 와우항공, 에이글 아주르, 아드리아항공….

지난해 유럽에서 파산한 항공사다. 이들의 파산은 과당경쟁이 주 원인으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유럽 항공사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현재 국내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저비용항공사들까지 전 항공사들이 대내외 악재로 항공업계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의 하늘길마저 막히면서 항공업계는 ‘희망휴직’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며 ‘생존게임’에 돌입했다.

지난해 한일관계 악화로 ‘보이콧 재팬’ 여파를 딛고 노선조정을 통해 겨우 숨을 돌렸던 항공업계가 이번엔 ‘코로나19’라는 대형 복병을 만났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어 실적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형·저비용항공사 가릴 것 없이 참담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던 터라 위기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항공사에 최대 3000억원까지 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또 3개월간 공항사용료와 각종 과징금 납부도 유예키로 했다. 아울러 위축된 중화권 수요를 대신할 대체 노선을 확보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헝가리, 포르투갈 등 중·장거리 운수권을 2월 말 배분키로 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국내 항공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여객 분야 LCC 3개사 추가로 더 승인해 LCC만 9곳으로 늘었다. 4개사가 신청했는데 한 곳만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항변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추가 승인한 것이다.

인구 3억명이 넘는 미국도 9곳이며, 1억2000만명이 넘는 인구도 많고 국토도 넓은 일본과 중국도 LCC 수가 한국보다 더 적다. 정부는 LCC 이용객이 늘고 있어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과 혁신을 위해 일정한 자격 조건만 갖추면 운항을 허락한다는 취지로 늘린 것이다. 메르스와 중국의 사드 보복을 겪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대거 늘린 것이다.

이미 유럽 등지에서는 출혈 경쟁으로 인해 LCC들의 파산도 예견됐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논리가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들의 얘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국내 LCC업체들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KTX보다 저렴한 동남아시아 항공권이 나오는가 하면, 택시요금보다 싼 단돈 3000원의 제주행 항공권도 등장하는 등 살기위한 출혈경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앞둔 이스타항공에 이어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항공업계 CEO들은 국제기준에 비해 과도한 규제가 완화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재산세, 부품관세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도나 법절차 등에서 운영하는데 힘들게 하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어도 국제기준에 맞게 정부가 관련 규제 등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정부도 항공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처방약을 내려야 한다. 이번에도 사후약방문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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