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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AI가 순식간에 범죄차량 번호 식별…‘과학수사 드라마’ 현실로
경찰, ‘인공지능 번호판 식별기술’ 4월 현장 도입
2022년부터는 일반 예산 확보해 전국 확대 시동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량 번호판 식별 기술이 수사 현장에 도입된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한 지방경찰청 내 사무실. 수상한 차량의 사진이 띄워진 화면 위로 암호 같은 숫자의 조합들이 지나간다. 사람의 눈으로는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흐릿한 사진이다. 이내 화면 한쪽에 총 6자리의 차량 등록번호가 뜬다. 이를 지켜본 경찰관들은 해당 번호를 바탕으로 바로 수배에 나선다.

앞선 사례처럼 해외 과학수사 드라마에서나 보던 풍경이 곧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폐쇄회로(CC)TV, 블랙박스 등에 찍힌 범죄 차량의 등록번호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기술이 개발을 마치고 경찰 수사 현장에 도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AI 번호판 식별 기술(정식 명칭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영상보안 인큐베이팅 플랫폼)’ 개발을 마무리짓고, 오는 4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술 개발 착수 약 3년 만에 실전 배치가 이뤄지는 셈이다.

경찰청 산하 치안정책연구소는 2017년 3월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협업해 해당 기술을 개발해 왔다. 범죄에 사용된 차량이 찍힌 영상을 수사 과정에서 확보하더라도 열악한 화질 탓에 추적하지 못했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경찰이 시범 운영하기로로 한 ‘AI 번호판 식별 기술’의 활용 예시. [경찰청 제공]

현재까지 확인된 성능은 탁월하다.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해당 기술의 실증 평가 성적에 따르면, AI는 2차례의 평가에서 총 672개 숫자 중 545개를 맞춰 81%에 달하는 식별률을 기록했다. 번호판 숫자 6자리를 완벽히 식별하는 경우도 44.6%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는 “일선 서(署)가 수사 중인 5개 사건의 번호판 분석을 의뢰받아 ‘파일럿 운영’도 해봤다”며 “광주 남부경찰서 담당 병원 사건, 충남 공주경찰서 담당 고속도로 휴게소 사건 등 2개 절도 사건의 범행 차량이 분석 결과와 일치해 용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는 3월까지 관련 소프트웨어(SW) 사용법과 결과 분석 교육을 진행한 뒤, 4월부터는 일선 경찰서에서 해당 기술을 직접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1년간 수사 실적을 확보한 뒤 2022년에 예산을 확보해 전국 경찰서로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관계자는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 소속 과학수사·교통수사 부서에서 먼저 해당 기술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며 “시범 운영을 하면서 수사 실적이 쌓이면 경찰청 일반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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