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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포세이돈의 역습
속초는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식수걱정
채용생 전 속초시장은 공인중개사 개업..“이해불가” 원성높아
물부족은 아파트 붐 인재(人災)..김철수 시장 고군분투
김 시장, 2021년 물난리 ‘끝’ 공약 성공 연대기 화제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 재해에는 천재지변뿐아니라 전쟁이나 가혹한 토목공사 같은 인재(人災)도 있다. 요즘은 아파트 인·허가를 속속 내주면 바로 물 부족난이라는 인재가 반드시 찾아온다. 포세이돈의 저주다.

속초 개발은 이병선·채용생 전임시장때 집중 이뤄졌다. 이 중 채용생 전 시장은 시장 퇴임후 속초에서 공인중개사를 개업했다. 시행사들이 ‘전관예우’을 믿고(?) 몰려들었다는 후문이다. 각종 대형 프로젝트 중심에 전 시장이 개입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속초는 해운대가 아닌데도 말이다. 속초인들은 이러한 행태에 이해불가다.

식수 걱정없는 속초의 꿈은 이뤄질까. 김철수 속초시장이 나섰다. 물 부족난 해결책은 진행형이다. 그는 행정가 출신이다. 속초부시장에서 속초시장으로 당선됐다. 김 시장 계획대로라면 속초는 내년 물 부족없는 자립도시로 재탄생한다. 기적같은 일이다. 식수난 걱정없는 관광도시가 된다는 의미다.

엄청난 식수난으로 제한급수를 받던 지난 2018년 하루 물 부족량은 1만3000t. 김 시장은 내년까지 1만5700t, 2022년까지 2만700t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민선 7기 제 1호 공약이다. 그리스 바다의신·물의 신 ‘포세이돈(Poseidon)’처럼 물을 자유롭게 다뤄보겠다는 의지다. 그는 물 나올 만한 땅은 다 조사했다.

김철수 속초시장.

김 시장 대체 수원 개발사업은 초고속(LTE급)으로 진행중이다.

인구 8만 소형도시로 식수난 없었던 속초는 직전 시장들이 아파트·고층건물 인허가를 마구 내주면서 시작됐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물공급이 시작되자 상대적으로 원주민들은 ‘아프리카 원주민’처럼 때아닌 식수난을 겪었다.

2018년 물 난리가 대표적이다. 속속 들어서는 아파트에다가 연 1800여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원주민들은 ‘식수 난리통’을 겪었다.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웃지못할 소리도이때 나돌았다.

속초 식수난 원인은 또 있다. 바로 상습가뭄지역이란 지형적 특성이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다. 속초는 겨울에도 땅이 잘 얼지도 않고 올해는 물론 몇년전부터는 눈조차 구경하기 힘들다.

속초의 주 취수원은 설악산에서 시작되는 ‘쌍천’이다. 하지만 유로 연장이 짧고 경사가 급해 가뭄에 취약한 지형적 약점을 갖고있다.

김철수 시장은 갈수기에 공급못한 하루 9000t 제한급수량 이상의 취수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속초 정수장 시설용량은 5만2000t. 하루 평균 공급량은 3만5411t으로, 제한급수시 공급량은 2만6335t이다.

김 시장은 대체수원 개발계획을 짰다. 열악한 재정에 고군분투(孤軍奮鬪)했다. 전임 시장에 의해 완료된 사업은 쌍천 인근 암반관정 2공으로 하루 2189t를 확보와 수자원공사 나눔지하수 개발 1공이 전부다.

속초시 전경.

식수난 우려는 계속됐다. 김철수 표 물부족 해결 ‘묘안’은 4가지로 압축된다. 재규어처럼 빨랐다.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에 280억원(국비 140억원, 도비 28억원, 시비 112억원)이 투입된다. 하루 9000t이 확보된다. 다목적 방재시설과 암반관정 2개소(4공), 취수관로 9.6㎞가 건설된다.

학사평 일대 대체수원개발도 올해 완공 목표로 진행중이다. 하루 2000t이 확보된다. 30억원(국비 15억, 시비 15억)이 투입된다. 암반관정 3개공이 뚫어지고, 취수관로 7㎞가 들어선다.

산불이 발생하고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자 김철수 속초시장은 재빨리 설악동 일대 대체수원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를 신청했다. 바로 국비 5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완공되면 하루 1000t이 추가 확보된다. 속초시 예산은 단 한푼도 안들어갔다. 산불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케이스다.

김 시장은 이번에는 근본에 집중했다. 바로 절수책이다.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2019~2023년)이다. 노후관로를 정비해 누수를 막겠다는 의미다. 블록시스템으로 41개소가 조성된다. 260억원이 투입(국비 130억원, 도비 13억, 시비 117억)된다. 줄줄 새던 누수를 막으면 하루 5000t이 확보된다. 김철수 시장 최대 역작으로 꼽힌다. 김 시장 물부족 해결 묘책은 포세이돈의 역습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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