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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한달 ] "메르스 때보다 환자 적다는 건 이른 판단…공공의료 대응 여전히 부실"
사태 30일차 기준 확진자 메르스 166명 vs 코로나31명
18일 오전 31번째 확진자 대구서…해외여행력 없는 50대 후반 여성
전문가 "이른 판단…공공부문 대응 부실에 지방확산 주목할 때"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한 달을 맞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보단 정부의 방역 대처가 개선됐고, 일부 효과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도록 두고 본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메르스은 지난 2015년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태가 30일차를 맞은 6월 18일께 확진자는 166명(누계 기준)을 기록했고 그 중 23명이 사망했다. 46일차 때 최종적으로 확진자 186명, 사망자 36명까지 기록했다. 이후 더 이상 확진자나 사망자가 나오지 않자 보건당국은 12월 31일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다.

반면 코로나19는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나타났다. 발병 30일차를 맞은 이날 기준 확진자는 31명, 사망자는 0명을 기록 중이다. 31번째 확진자는 59세 여성으로 해외여행력이 없는 환자로, 지역사회(대구) 감염 케이스라는 분석이다.

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은 데다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자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지난 11~15일 닷새 동안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 이러한 목소리가 강해졌다. 코로나19의 감염전파력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보다 더 높인데도 환자가 적다는 점을 근거로 정부의 방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전통시장에서 공무원과 주민으로 구성된 방역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

하지만 지난 한 달간의 사태 흐름과 정부의 조치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는 달랐다. 지역사회 감염 은 이제 시작 단계로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먼저 나왔다. 이어 정부의 초동 대처도 물론 메르스 때보단 개선됐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빈틈을 드러냈다는 분석이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초기 해외 환자 유입 차단과 치료 과정에선 메르스 때보단 분명 개선된 대처 역량을 보였다"며 "특히 민간 의료기관은 선별진료소를 마련, 응급실과 접촉을 차단하는 등 감염병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공공 부문의 대응은 여전히 부실했다"며 "해외 환자 유입 차단에 정치, 행정 논리가 개입하면서 일이 상당히 꼬였다"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때와 단편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경험이 쌓여 비교적으로 조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도 아직 사태가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대처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특히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29번, 30번 환자가 등장하자 지역사회 감염 대처가 늦었다는 탄식이 나왔다. 이들은 증상 발현 후 수차례 동네 병원과 대학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의료기관 감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원인불병 독감, 폐렴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고서 무책임하게 사태를 두고 봤다"며 "이들에 대한 검사를 하지 않고서 추가적인 확진자가 없다고 공표하는 것은 일종의 의도적 은폐"라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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