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북한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에 대해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신종코로나가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역사업이 강도 높게 벌어지고 있다며 아직 유입 차단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보건관계자들이 강원도 수출입품검사검역소에서 방역을 실시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북한 당국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례에 대해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WHO 평양사무소가 “북한 보건성으로부터 어떠한 신종코로나 사례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12일 보도했다.

WHO 평양사무소 측은 “북한을 비롯한 모든 회원국과 협력해 신종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며 “북한 보건성 요청에 따라 실험용 시약과 고글, 장갑, 마스크, 가운 등 개인용 보호장비를 보건 종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진단과 임상 관리, 치료용 물자 지원은 WHO의 핵심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북한도 아직까지는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송인범 보건성 국장이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신형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데 이어, 6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을 통해 감염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긴장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경각심을 환기했다. 또 무소속 민간방송을 표방하는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12일 “세계를 불안과 공포 속에 빠뜨리고 있는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뛰고 또 뛰고 있다”며 아직까지 신종코로나가 유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대의 각성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이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위생선전, 방역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강도높이 벌어지고 있다”며 함경남도 비상방역지휘부와 황해북도 위생방역소, 강원도 수출입품검사검역소 등의 방역 및 검역활동을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을 비롯해 그들의 가족, 그리고 평양 거주 주민까지 이미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취약한 보건 인프라와 신종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등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확진 여부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과거 2009년 신종플루(H1N1) 때를 제외하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과 2014년 에볼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등이 유행할 때도 내부 발병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북한 당국의 요청에 따라 북중 접경지역에 자원봉사자 500여명을 투입했다. 하비에르 카스텔라노스 IFRC 아시아태평양 지부장은 “자원봉사자들이 평양 지부와 긴밀히 협력해 예방 건감검진과 개인위생 증진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지역 의료진과 당국과 협력해 외딴 지역 가구를 방문해 모든 사람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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