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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일회용품 한시 허용’ 곳곳 실랑이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달라며 항의하는 손님이 하루에 5명은 되는 것 같아요. 저희 매장은 정부가 지정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대상도 아니고, 본사 방침도 따라야 하는데 답답합니다.” (서울시 성동구 소재 C프랜차이즈 카페 점원 김모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일상화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식기를 썼다가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손님과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과태료를 내야 해 제공이 불가하다”는 점포 사이의 실랑이가 대부분이다.

10일 복수의 커피 전문점·카페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실랑이는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역 근처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1) 씨는 “다회용 컵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손님이 강력하게 요구하면 일회용 컵을 제공하기도 한다”며 “그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긴가민가하다, 카페 업주가 모인 커뮤니티에도 관련 문의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들쭉날쭉한 일회용품 허용 기준이 잡음을 키웠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는 지난 5일 공항, 항만, 기차역 등 외국인 출입이 잦은 시설 인근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품 사용을 일부 허용한 바 있다. 그 외 업소는 지자체장의 ‘규제 완화 대상 확대’ 결정이 있어야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충북 청주시·충주시, 인천 부평구 등이 관내 전체 카페와 음식점의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지만, 서울시 등 다른 주요 지자체에서는 관련 방침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뉴스를 오해한 손님과 괜한 ‘불똥(과태료)’을 우려한 점주 사이의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감행’하는 카페도 늘고 있다. 서초역 인근 L카페 점주 A 씨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소비자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일회용 컵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컵을 따뜻하게 보관해도 바이러스가 죽을 리 없고, 사람이 공항 같은 곳에만 많은 것도 아니지 않냐”고 했다.

이슬기 기자, 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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