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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능한 빨리 필요한 것만”…신종 코로나 ‘목적 구매’ 늘렸다
이마트 지난 1~4일 매출 4~5% 감소에도
마스크·손세정제·공기청정기·가정상비약 매출 ‘껑충’
“꼭 필요한 상품만 구매하는 ‘목적성 구매’ 늘어”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초등학교 자녀 두 명을 둔 주부 이모(54) 씨는 지난 3일 대형마트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방문해 서둘러 장을 봤다. 이 씨는 “사람이 몰리는 마트는 되도록 피하고 싶지만 이른 오전에만 마스크 재고가 남아있어 어쩔 수 없었다”며 “쌀·라면 등 필요한 상품만 최대한 빨리 대량으로 구입해 매장을 나왔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가운데 꼭 필요한 물품만 사는 ‘목적성 구매’가 강해지고 있다. 대형마트 전체 매출은 감소했지만 마스크·상비약 등 특정 상품 매출은 고공행진한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 앞에서 고객들이 모여있다. [연합]

▶백화점에 비해 대형마트 매출 감소폭이 적은 이유는?=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인 지난 1~4일(의무휴업일인 2일은 제외) 이마트 매출은 전년(2019년 2월9일~12일·의무휴업일인 10일 제외) 대비 4~5%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이 역신장했지만 백화점·면세점 등 다른 업종에 비해 타격이 크지 않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은 10%에서 최대 30% 급감했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이유 중 하나는 목적성 구매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고가 상품을 취급하는 백화점·면세점과 달리 주로 신선식품·가공식품·생필품 등을 판매한다. 여가·외식 목적이 아니어도 필요한 상품을 사기 위해 들리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른 오전 마스크 재고가 채워지자마자 구매하러 오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장을 보러 오는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확실히 짧아졌다”며 “가능한 필요한 것만 빨리 쇼핑하는 경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이마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마스크 매출은 2988.3%, 손세정제 매출은 373.7% 뛰었다. 실내 공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공기청정기 매출은 64.9%, 위급 상황에 필요한 가정상비약 매출은 54.5% 증가했다. 위생·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 신선식품도 대용량 소비 늘렸다=기간을 더 길게 잡으면 장기간 집에 두고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상품의 매출이 올랐다. 가급적 장을 보는 횟수를 줄이려는 경향이 짙어지다 보니 신선식품도 대용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쌀 20㎏ 판매가 전년보다 15.3% 늘었다. 20㎏ 쌀은 양이 많아 그간 매출이 계속 하락세를 그렸었다. 계란도 30개입의 매출이 76.2% 증가했고, 감귤도 3㎏ 이상이 16% 늘어나는 등 대용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라면(29.2%), 참치통조림(24.3%), 고형 카레(163.2%), 생수(25.4%) 매출도 뛰었다. 외식 대신 집밥을 먹는 사람이 늘면서 삼겹살(20%)과 한우(17.7%) 매출도 늘었고 스테이크용 고기인 등심과 채끝 매출은 26% 신장했다. 고기 요리에 곁들이는 표고버섯(20%), 양배추(91.7%), 대파(78.9%)는 물론 김치(30.5%)와 반찬·젓갈류(17.6%)까지 고르게 매출이 증가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예전보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려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식품과 생필품 구매를 위한 목적성 방문이 많다”면서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구매하면서 라면, 참치통조림 등 다른 상품까지 사다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도 매출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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