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과거에도 40%” 설득기조
TK 무소속연대 가능성 솔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TK(대구·경북) 의원들 간 ‘공천 신경전’이 심상찮다. 황 대표와 TK 의원 사이에서 “TK가 (당의) 식민지냐”란 말이 터져나온 일은 이들 간 신경전이 곧 공공연한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더욱 주목된다. ‘TK 무소속연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 대표와 TK 의원들이 모인 전날 오·만찬 자리에선 미묘한 긴장감이 역력했다. 5일 당시 참석 명단에 오른 한 의원에 따르면 황 대표는 “과거에도 (TK에서) 40% 정도는 교체되지 않았느냐”며 “고생들 했는데 (혁신 작업을)도와달라”고 했다. 현재 공천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TK 컷오프 50%설’이 도는 데 대해 사실상 협조를 구한 것이다. 황 대표와 마주한 TK 의원들은 이미 지역 내 의원 대부분이 초·재선이란 점을 언급, “너무 많이 자르면 되레 여론의 반감을 산다”는 뜻을 전달했다. TK 의원 사이에서 공천심사를 공평히 해달라고 요청하는 도중 “TK가 (당의)식민지냐”, “컷오프 비율을 정한 일은 모멸” 등 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주로 듣는 데 집중하고 “뜻을 공관위에 잘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TK 의원이 만족할 만한 답은 내놓지 않은 셈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경북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위해 입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
TK 의원들 사이에선 대폭 물갈이에 대비하기 위한 플랜 비(B)를 짜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도는 분위기다. 무소속 연대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과 협력 등 이야기가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K 지역의 한 인사는 “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설득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놓겠지만, 부당한 일을 당할 시 다른 돌파구를 찾는 시나리오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무소속이 된다 해도 ‘반문(반문재인) 연대’ 텐트를 벗어나지 않고, 당선될 시 한국당으로 돌아가 더욱 투쟁하겠다고 약속하면 승산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점쳤다.
한편 황 대표와 TK 의원들은 전날 4·15 총선 전 통합을 놓고는 뜻이 거의 같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참석 의원은 “통합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었지만, 일부 의원들은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을 수도권 격전지로 보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며 “황 대표는 이에 큰 반응 없이 가만히 듣기만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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