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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디로프 비판’ 체첸 反체제 블로거 프랑스서 살해돼
정치적 동기에 의한 암살 추측
이전에도 체첸 반체제 인사 암살사건 벌어져
(사진 오른쪽)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 [TASS]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인 람잔 카디로프를 비판해 온 체첸 출신의 반(反)체제 블로거가 프랑스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은 일란 알리예프(44) 씨는 지난주 프랑스 북부 릴 지역의 한 호텔방에서 목이 수 차례 찔려 숨진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현지 신문은 릴 역 부근 호텔에서 한 남성이 살해됐으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지 경찰 당국이 용의자 파악에 나선 가운데, 프랑스 언론들은 정치적 동기에 의해 벌어지 사건이란 추측을 내놓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임명한 체첸 짇도자 카디로프에 맞서거나,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반정부-반체제 운동가들이 수 차례 암살의 표적이 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에는 전 체첸 반군 사령관이 베를린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살해당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밝혀진 암살 용의자는 러시아인이었다.

살해된 알리예프는 체첸을 떠나 벨기에에 정착, 만수르 스타리(Mansur Stariy)란 가명으로 정부 비판적 영상과 글을 자주 올린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무사 타이포프는 “알리예프가 잔인하게 살해됐다”면서 “타이예프는 어려우면서도 정직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알리예프와 마찬가지로 체첸 정부를 비판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자국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한 비디오 블로거는 알리예프 살해 전 체첸 출신의 암살자가 유럽으로 파견됐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 체류하고 있는 그는 당시 암살자가 자신을 노린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가디언 역시 반체제 인사를 겨냥한 체첸 정부 차원의 움직임일 수 있음에 주목했다. 카디로프에게 실질적 정치적 위험을 가하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체제 활동가들까지 체첸 정부의 ‘관리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디언은 “유럽과 중동에서 반체제 인사를 암살한 역사는 1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과거에는 전직 반군 지휘관과 정부 비판자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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