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린이집과 불과 700m…아산·진천 주민들 분노 속 반발
경찰인재개발원·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우한 폐렴 격리 대상자 수용장소 결정에
인근 주민들 강하게 반발…“일방적 결정”
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엔 어린이집 밀집

정부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공무원 교육시설에 우한 교민을 격리수용 할 것으로 알려진 지난 29일 오후 아산 주민들이 농기계로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가로막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주소현·홍승희 수습기자]“아이들이 많은 동네다. 도대체 현장을 둘러보기라도 한거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격리 대상자 수용 장소로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의 경찰인재개발원이으로 결정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격리대상자 수용지로 결정에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공무원인재개발원 1㎞ 반경에 어린이집이 밀집돼 있어 지역으로 학무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충북 진천의 한 학부모가 받은, 방과후 수업을 연기한다는 문자. [독자 제공]

진천 옥동 유치원의 학부모 김상수(40) 씨는 “날벼락 맞은 기분”이라며 “아이들이 걸어가도 갈 수 있는 거리다. 격리장소를 정하면서 정부에서는 현장을 둘러보기라도 한 것이냐”고 개탄했다. 김 씨는 “학교에서도 돌봄교실과 방과후 수업 다 못한다고 한다”며 “당장 나도 애들 학원 못나갈게 할 것이다.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5㎞ 내에는 14곳의 어린이집이 있다. 1㎞ 내에는 4곳의 어린이집이 있으며 일부 어린이집은 공무원인재개발원과 거리가 불과 700m 밖에 되지 않는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에 어린이집이 밀집해 있다. 지역 주민들은 공무원인재개발원이 우한 폐렴 격리 대상자 수용 장소로 결정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털 지도 사이트 캡처]

18개월이 된 외손녀를 둔 최영환(64) 씨는 “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손녀가 살고 있다. 애들은 감염에 취약하다고 하지 않나”며 “조금만 걸으면 민가다. 민가 앞에다가 격리대상자를 수용해야 하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인재개발원 인근 우미린아파트에사는 이기만(64) 씨는 “천안에서 주민들이 반대를 해서 다시 격리수용장소가 혁신도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바뀌었다는 거 듣고 주민 한사람으로 황당하고 당황했다”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 특히 이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의료시설이 열악하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많다. 여기가 문제가 생기면 수도권까지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천군과 시의회도 나섰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승적 차원에서 우한 교민을 수용하는 게 맞다"면서도 "(충남)천안에서 반발하니까 진천으로 변경하면 주민들이 선뜻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진천군의원들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은 충북도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날 충북 혁신도시 내 학부모회, 어린이집 연합회, 이장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등은 잇따라 수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혁신도시 내 10세 미만 아동 비율이 15%로, 전국 평균 8%에 비해 월등히 많다"며 "의료시설도 없고 어린아이들이 많은 혁신도시에 고위험군을 격리 수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지역 주민들 역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산초등학교 학부모 장모(38) 씨는 “격리장소 조건이 사람의 인근에 지역이 없거나 병원이 가까운 곳 아니냐”며 “여기는 사람 없는 지역이 아니다. 말이 안되는 결정”이라고 했다.

장 씨는 “초등학생 자녀가 2명이다.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며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은 더 마음이 아플 것”이라고 했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접한 송학면 주민 이충구 씨는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 버스가 들어온다면, 못들어오게 막을 것”이라고 했다. 송학면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두렵다”며 “방역을 하겠지만, 만의 하나 사고로 이어진다면 어쩌냐 두렵다”고 했다. 특히 아산시 일부 주민은 트랙터 등 농기계로 경찰인재개발원과 연결된 출입로를 막아서기도 했다.

coo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