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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기생충’과 한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화 ‘기생충’이 또 하나의 굵직한 상을 받았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AG)에서 최고 영예인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이제 아카데미상 하나만 남았다.

‘기생충’은 이미 세계 선수권격인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은 유럽영화계와는 별개의 영화를 만들어오며 아카데미상이란 걸 만들어놨다. ‘기생충’은 이미 전미비평가협회 작품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북미 영화관련 상을 차례로 받고 있다. 미국에서 ‘도장깨기’ 형태의 수상행렬을 이어왔을 뿐만 아니라 미국 극장 상영관 수를 620개까지 늘리며 장기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미국배우조합상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직접 뽑아 주는 상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중 15%가 배우로 구성돼 있어,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기생충’이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까지도 넘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배우조합시상식에서 뜻깊은 장면은 배우와 감독 등 제작진들이 시상식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와는 이질적인 공간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어색함을 조금도 볼 수 없었다. 이선균의 활짝 핀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너희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이 순간을 즐길거야” 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런 광경들이 보기 좋았든지, 로버트 드니로, 호아킨 피닉스, 브래드 피트 등 할리웃 대배우들도 진심으로 이들을 축하해주는 모습이었다. 샤를리즈 테론 역시 박소담에게 "'기생충'에서의 연기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 SAG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자본주의 첨단 국가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흥행과 이슈에 목말라있다. 남녀주연상을 모두 흑인배우(덴젤 워싱턴과 할리 베리)에게 준 2003년이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썼듯이, 올해도 새로운 이슈를 찾고 있을 것이다.

이미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상을 “로컬”이라고 할 때부터 북미 언론에서 큰 관심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멘트의 효과가 매우 크다. 아카데미는 아직 비영어권 영화에 작품상을 준 적이 었다. 아카데미 작품상은 제작자조합상을 수상한 ‘1917’이 ‘기생충’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올라있다. 만약 ‘기생충’에 작품상을 준다면 아카데미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다.

‘기생충’의 또 하나의 의미는 미주 지역에서 높아지는 코리안 컬처에 대한 관심이다. 방탄소년단과 ‘기생충’이 미주까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는 이들이 청춘의 고뇌와 자기애, 청소년 폭력 예방, 가진 자의 각성 등 세계적으로 공감할만한 내용들을 세련되게 던지기 때문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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