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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기획 2020 글로벌 재앙 미세먼지 국부보고서 : <2>일본 상]수소 인프라 선수촌…‘미세먼지 제로’ 올림픽 도전
도쿄도의 ‘제로 에미션’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달성 초점
에너지 패러다임 화석→친환경 대전환
도내 전체 건물·차량 ‘무탄소’ 체제로
탄소 배출·대기오염 문제 동시에 해결
몽골·인니 등에 ‘공동 크레딧 제도’ 보급
탄소·미세먼지 저감 연구·실증 작업 박차
도쿄 수소타운 하루미 플래그 조감도 [도쿄도]

[도쿄(일본)=최준선 기자] 도쿄(東京)역, 긴자(銀座), 다이바(台場) 등 도쿄 내 주요 지역을 직선거리 4㎞ 이내에 품고 있는 도쿄 주오구(中央區) 하루미 지구. ‘도쿄의 새로운 중심’으로 불리는 이 곳은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축구장 22개 크기의 거대한 ‘수소 타운’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다.

민간에 분양되기 앞서 2020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선수촌으로도 활용되는 이곳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사회의 축소판이다. 타운 내에는 수소 스테이션이 자리를 잡을 예정인데, 수소차의 충전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파이프라인을 통해 타운 곳곳의 연료전지로 수소를 보급한다. 이 연료전지는 가로등과 같은 공공시설을 작동시키고, 아파트에는 난방 에너지를 제공한다. 타운 전역에서 어떤든 에너지원이 얼마나 공급되고, 누가 얼마만큼 소비하는지를 모니터링하는 단일 시스템도 갖춰질 예정이다.

도쿄도 도시개발국의 이카와 타케시 도시개발사업본부장은 “무(無)탄소 수소의 비용효율이 낮은 개발 초기에는 태양광, 가스 등 기존 에너지원의 사용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라면서도 “단일 수소 인프라를 공유하는 진보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자부했다.

▶“2050년까지 無탄소 차량 비율 100%”=미세먼지 제거 작전에 성공한 도쿄는 현재 탄소 배출 제로화 의미하는 ‘제로 에미션(배출)’을 환경 의제의 중심에 두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단지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는 과정이었다고 한다면, 제로 에미션은 화석 연료에 기대던 기존 에너지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달성할 수 있는 이상향이다. 발상 자체는 이미 2010년 초기부터 나왔지만, 도쿄도는 지난해 5월 “2050년까지 ‘제로 에미션’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고 지난달 단계적 과제를 구체화하는 등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도쿄도는 에너지, 도시 인프라, 도시 교통 등 6개 분야의 14개 세부 정책을 내걸었다. 예컨대 에너지 분야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로 끌어올리고, 2050년까지 모든 에너지를 ‘탈 탄소화’ 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재생에너지로부터 얻은 ‘무탄소 수소’를 핵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밖에도 도내 전 건물을 무탄소 건물로 구축하고, 전기·수소·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중을 100%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물론 아베 신조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 아래서는 이같은 계획이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나타난 탄소배출량 저감 추세는 장밋빛 미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일본 글로벌환경전략연구소(IGES)의 코지마 사토시 박사는 “일본의 탄소 배출량은 지난 2007년 이후 10년간 8% 이상 감소했다”며 “이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같은기간 10%에서 19%로 높아지는 등 전력 구성이 저탄소화되고 있는데다, 전력 사용량 자체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기 사용량 제한 조치가 내려졌을 당시, 에너지 위기에 대한 적응 노력이 시민들의 자발적 절전 운동으로 나타난 점도 일본 사회가 확보한 ‘성공 경험’이다.

▶“대기오염도 지구온난화 프레임에서 해석해야”=한편 일본은 탄소 배출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세계 무대에서 펼치고 있다. ‘공동 크레딧 제도’라고도 불리는 JCM(Joint Crediting Mechanism)을 통해서다. JCM은 다른 나라에 최신 기술을 보급하고 실제 적용함으로써 해당국의 탄소 배출 감축량을 일본의 탄소 배출 삭감 목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다.

IGES의 아사카와 켄지 박사는 “일본은 미세먼지 관련 규제가 강한 편이지만, 현재 오염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 국내에서는 큰 이슈가 아니다”라며 “다만 환경성은 JCM을 통해 인도네시아, 몽골 등 지역에서 탄소 저감과 미세먼지 저감의 시너지 정책에 대한 연구와 실증 작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석탄이나 석유 등 탄소함유 연료가 불완전 연소될 때 나오는 ‘블랙 카본(Black Carbon)은 초미세먼지의 주요 성분이자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도쿄 내에서는 2003년 디젤차량 규제 이후 더이상 블랙 카본이 심각한 환경 문제가 아니지만, 전 지구적으로 보면 여전히 지역 대기오염뿐만 아니라 온난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립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의 대기환경 동태평가 연구그룹장인 카네야스 나오키 박사는 “온실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주로 거론되는 이산화탄소나 메탄과 달리, 블랙카본의 경우 수명이 짧아 배출량 조절로도 신속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수명이 짧은 대기환경 오염물질에 대해 덩치 있는 프로젝트 발주를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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