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팀장시각] 통신사 대리점서 자동차 사는 시대

“SK텔레콤이 현대차, 인텔과 본격적으로 한 링(모빌리티)에 올랐다.”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0에서 SK텔레콤이 발표한 전기차 및 라이다(LiDAR) 개발 계획에 대해 자동차와 IT업계 관계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SK텔레콤은 BMW, 닛산 출신이 세운 중국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 손잡았다. 바이톤 전기차에 SK텔레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이 주요 협력 기술이다. 바이톤은 내년부터 전북 군산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SUV ‘엠바이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5G 경쟁력을 보유한 SK텔레콤의 초고화질 대용량 미디어 서비스, 실시간 HD맵 등이 탑재될 전망이다. 나아가 SK텔레콤과 바이톤은 전기차 판매 및 사후 서비스도 공동 진행하고 가입형 모빌리티 서비스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국내 자동차 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와의 경쟁도 불가피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바이톤이 만든 전기차’보다 ‘SK텔레콤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에 주목할 경우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

반대로 하드웨어(완성 자동차)에 강점을 보유한 현대차도 소프트웨어(디지털 콕핏)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운전대 버튼을 모두 없애고 전면 터치패널로 대체했다. 터치만으로 오디오 조절, 차량 모드 변경 등이 가능하다. 계기판에는 속도, 연료, 가상현실(VR) 기반 내비게이션 지도도 표시된다. 여기에 현대모비스의 생체인식 센서까지 장착되면 운전자 건강 이상, 졸음운전 징후 등을 포착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상용화 목표 시기는 2021년이다.

완성차 기업들과 손잡고 모빌리티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IT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현대차도 ‘역공’에 나서고 있다. 전장은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인 라이다로도 확대됐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 및 물체 성질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한다.

라이다 분야 세계적인 전문 기업은 인텔의 모빌아이다. 모빌아이는 라이다 기술만으로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을 제치고 지난해 세계 자율주행 기술 5위 기업(내비건트 리서치)에 올랐다. 2017년 인텔에 153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돼 현재 모빌아이는 인텔에 소속된 기업이다.

이런 인텔을 향해 SK텔레콤이 도전장을 던졌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이 집중 투자해 온 양자센싱 기술을 바탕으로 최대 500m 앞의 목표물을 탐지하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로써 인텔과 SK하이닉스(SK텔레콤이 대주주)와의 반도체 전쟁에 이어 모빌아이와 SK텔레콤의 라이다 전쟁도 펼쳐지게 됐다.

새로운 기술은 시장과 기업을 새로운 경쟁 무대로 이끈다. 이번 CES 2020을 통해 현재 최대 격전지는 모빌리티 분야로 확인됐다. ‘가전 왕국’ 소니조차 전기차 ‘비전-S’로 모빌리티 진출을 선언했다. 이는 곧 사용자 소비 환경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의 종착지는 최종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일전 사석에서 만난 한 SK텔레콤 임원의 “우리가 스마트폰만 팔라는 법이 있나. 커넥티드카 시장이 열리면 자동차도 대리점에서 팔게 될 것”이라던 농담 섞인 말이 점점 현실에 근접하고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