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中블로거 “호주 산불 확산, 소방관 애국심 없어서” 발언 뭇매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의 한 블로거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호주 산불을 놓고 소방관들의 애국심이 부족해서라는 글을 올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블로거 융보는 최근 SNS메신저 위챗에 호주와 중국 산불을 비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1987년 중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산불인 다싱안링 산불이 한달여 만에 진압된 것은 중국인들이 헌신적으로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싱안링 산불은 1987년 5월 헤이룽장성 다싱안링 산맥 일대에 발생한 중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6만여명의 소방대원이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투입됐다. 이로 인해 21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융보는 “호주 산불이 없었다면 나는 중국이 33년 전에 그처럼 대단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가 세계 최고의 소방 기술을 갖고 있지만 불을 끄는 것은 기술뿐 아니라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사랑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주 사람들이 대형 산불을 자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와 소방관들이 이른바 ‘인권과 민주주의’ 때문에 휴가를 내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중국을 찬양하는 이 글은 온라인에서 10만 건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자연재해에 대한 어긋난 애국심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팡케청 홍콩 중문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SCMP에 “역사에 대한 존경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글”이라며 다싱안링 산불로 얻은 뼈아픈 교훈을 소방관들의 영웅적인 이야기로 단순화시켜버렸다고 비판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33년 전 국가적 비극이 1인매체 작가에 의해 중국의 위대한 승리로 탈바꿈할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