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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지호준 주한 이란상의 회장 “韓, 호르무즈 파병하면 전쟁 휘말릴 수도”
주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 인터뷰
“이란, 逆경제제재 가능성도 경고”
지난해 1월 당시 호세인 자베리 안사리 이란 외무부 차관과 회의 중인 지호준(왼쪽) 주한 이란상공회의소 회장. [주한 이란상공회의소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호준(55) 주한 이란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 정부가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을 하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군 실세인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피살당하면서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가 일촉즉발의 충돌 위기로 치닫고, 정부가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야기여서 주목된다.

지 회장은 10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주한 이란상의는 이란경제발전위원회(EDIIC)가 한국과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2018년 2월 문을 열었다. EDIIC는 이란 종교 지도자의 지시로 설립된 경제 개발 기구다. 지 회장은 지난 20년간 이란 등을 오간 중동 전문가다.

지 회장은 파병 시 맡았던 단순한 경비 업무가 언제든지 전투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뜻은 호르무즈가 아니라 수에즈 운하나 예멘 쪽으로 들어가는 곳으로, 해적이 출몰을 많이 하니 파병해 호르무즈까지 커버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비를 하겠다는 것이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러나 경비를 맡은 한국군도 총알이 날라오기 시작하면 생존 본능으로 반격을 하게 돼 있다”며 “경비 임무가 전투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 회장은 “이란의 실망감”이라는 표현으로 호르무즈 파병이 추후 한국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이란에 대해 갖고 있는 ‘전쟁’ 등 어두운 이미지와 달리, 이란 사람들은 한국 사람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기하면, 만나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호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란의 정치지도자들, 군인들 모두 그렇다”고 했다.

지 회장은 “그동안 이란은 한국과는 어떤 제재도 없이 교역을 해 왔다”며 “한국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지만, 이란은 어떤 불이익도 없었고 오히려 일급 우방국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파병을 할 경우 이란의 실망감은 클 것이다”며 “한국에 수출되는 물품의 가격을 올리는 등 제재가 거꾸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 회장은 ‘잠재력이 큰 시장’을 잃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연관 5조원가량의 교역량을 10년간 유지하고 있다”며 “함부로 추측할 수 없지만 이란이 개방되면 교역액에 손쉽게 동그라미(0)를 하나 더 붙일 수 있다”고 했다.이어 “이란은 건설업, 교통 인프라 등이 제대로 안갖춰져 있다”며 “수백조, 수천조의 경제 협력 분야가 잠재적으로 있는 것으로, 무형의 백지 수표 같은 곳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빨리 인식하고 파병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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