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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 피라미드’의 0.01%…백화점의 VVIP ‘핀셋’ 관리
연간 구매 금액 1억원은 기본…막강한 구매력 자랑
롯데百 내년부터 최상위 등급 신설…자체 기준으로 선정
1:1 퍼스널쇼퍼, 전용라운지 등 VVIP 위한 특급 서비스 경쟁
롯데백화점이 최상위 등급 고객만을 위한 마련한 ‘레니스 라운지’. 신원 확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비밀 라운지는 4000만원 오디오, 2000만원 커피머신, 600만원 공기청정기 등 고급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VVIP(극소수 상류층) 고객의 구매력은 범접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연간 구매 금액만 최소 1억원에서 최대 수억원에 이르죠.”

한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0.01% 고객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들은 세분화된 백화점 VIP 등급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0.01% 고객들로 백화점 매출을 지탱하는 핵심층이다.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VVIP 구매력은 매년 확대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백화점들의 ‘핀셋’ 마케팅은 강화되고 있다.

백화점들은 우수 회원 모두에게 똑같은 서비스나 할인 혜택, 쿠폰을 제공하지 않는다. 연간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VIP 등급을 5~6개로 나눠 관리한다. 이 중에서도 소수 정예를 대상으로 한 최상위 등급은 문턱이 높기로 유명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간 구매 금액 최상위 999명을 선정하고,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자체 기준으로 최상위 0.01%를 가려낸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VVIP 선정 기준은 백화점만 알다보니 연말이면 VVIP가 되기 위한 구매 금액을 충족시켰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한다”며 “백화점들이 VVIP 등급제를 강화하는 것은 최상위 고객들이 등급 유지를 위해 돈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부터 기존 최상위 등급인 ‘레니스’보다 한 단계 높은 ‘에비뉴엘’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간 구매 금액 1억원 이상’이라는 기존 선정 기준을 뛰어넘는 고객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1~11월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레니스 고객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며 구매 금액은 23.9%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VVIP 고객 수는 전체 고객 수의 0.01%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소비 금액은 평균보다 30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VVIP는 최상위 회원인 만큼 특급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상시 할인과 쿠폰 혜택은 기본, 1:1 퍼스널 쇼퍼 서비스, 문화초청 공연, 여행·항공권 우대, 기념일·명절 선물 증정, VIP 매거진 제공, 주차 서비스 등까지 다양하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최상위 등급 고객만을 위한 ‘레니스 라운지’를 마련했다. 신원 확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비밀 라운지는 4000만원 오디오, 2000만원 커피머신, 600만원 공기청정기 등 고급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상위 등급인 ‘PSR 블랙’ 고객들에게 집으로 찾아가는 1: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백화점 직원과 브랜드 직원, 보안요원이 수억원대의 보석이나 시계를 들고 고객이 원하는 장소를 방문한다. 아직 백화점에 입고되지 않은 신상품도 이들에게만 미리 공개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VVIP 고객들은 보석이나 시계를 한개만 사도 수천만원을 지출하기 때문에 연 수억원 이상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이 VVIP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로열티(충성도)를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매출 상위 3%의 회원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VIP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7년 38%에서 2018년 39%, 작년 40%로 확대됐다. 백화점들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VVIP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상위 0.01% 고객들의 매출 기여도는 두 자릿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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