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이란 충돌, 우리는…①] 美 “파병” 요청에 혼란 증폭…찬반 대립·“끌려가나” 불안 호소도
해리스 미국대사 “한국군 중동 파병 희망”
“파병 결사반대” vs “동맹이니 가야” 갈려
입대 앞둔 대학생들 “전쟁터에 가기 싫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을 받은 이후 미국이 배후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지목, 미-이란 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한 군인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으로 불이 난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파병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자, 혼란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파병 찬반으로 입장이 갈리고 있다. 각 대학 커뮤니티 등에는 “나도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움을 나타낸 글도 올라오고 있다.

미국의 갑작스러운 파병 요청에 불안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8일 올라온 ‘호르무즈해협 파병 결사반대’ 청원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청원 하루 만에 참여자 3100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군 복무를 마친 아들을 둔 엄마”라며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또 다시 우리의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파병을 결사반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맘카페의 이용자는 “아들이 강감찬호에 있다”며 “현지 사정이 악화되면 작전 기간도 연장되고 파병이 결정되면 그야말로 전쟁 참전인데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이어 “왜 남의 나라 전쟁에 우리가 애태워야 하는 건지, 왜 내 아들이 거기에 있는 건지(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전면 전쟁 위기의 책임은 명백히 미국에 있다”며 “한국 정부는 파병의 ‘파’ 자도 꺼내지 못하게 단호히 거부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는 ‘동맹’이므로 파병을 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MLB파크에 ‘미국대사가 파병 요청을 희망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댓글에 “당연히 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 동맹인데”, “동맹이니 보내야 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고려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도 같은 내용의 게시글에 “그래도 지상군 요구는 아니라 다행”, “방위비 압박이 걸려있는 사안이라 보내야 할 수도(있다)”는 댓글이 달렸다.

갑작스러운 파병 이야기에 입대를 앞둔 대학생들도 술렁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연세대 에브리타임에는 이날 “호르무즈 파병 강제 차출인가? 2월에 군대 가는데 겁쟁이 같은 얘기지만 전쟁터 가기 싫다”, “파병은 선택이 아니라 자유의지 없이 끌려가는 건가” 등의 글이 올라왔다. 중앙대 에브리타임의 한 이용자는 “운전병도 파병 나가나”라며 “지휘관 운전병이라 그런데, (파병)갈까 봐 걱정된다”는 글을 올리며 불안을 호소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방송된 KBS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 희망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요청했다. 청와대의 입장이 있나’는 질문에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보도자료에서 밝힌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지난 6일 긴급 NSC 상임위 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면서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바 있다.

pooh@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