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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부터 빗나간 올해 경제전망에 정부 ‘비상’…성장경로 회복 총력전
정부, 올해 유가 59달러 예상했으나 이미 70달러로 급등
재정투입 극대화·경제입법 지연 따른 대응조치로 돌파구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중동사태로 국제유가가 정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등 연초부터 정부의 올해 경제전망이 크게 빗나갈 조짐을 보이고, 서비스산업발전법·수소경제육성법·신재생에너지법·데이터 3법 등 핵심 경제법안의 국회 입법이 하염없이 지연되면서 정부의 정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원유·가스 등 에너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가고, 행정부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지침 또는 가이드라인 마련이나 재정지원 확대 등으로 입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연초부터 경제심리가 얼어붙는 것을 차단해야 올해 정책 목표인 부진한 경제상황의 돌파와 성장경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지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악재를 얼마나 차단할지는 불투명하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9달러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경제정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세계경제 개선 등에 따른 수요 증가에도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생산 증가 등으로 국제유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바이유가 2018년 70달러에서 지난해 63달러에서 올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제하고, 성장률과 수출·투자 등의 개선 목표를 잡은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재정 조기집행 계획과 중동지역 불안에 대한 대응책, 국회 입법지연 대응책 등이 논의됐다.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하지만 이런 정부 전망은 연초부터 크게 빗나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6일 배럴당 69.65달러로 이미 70달러에 육박했다. 갑작스런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불안이 고조되며 1년 전(지난해 1월 7일 57.33달러)에 비해 21.5%(12.32달러)나 급등한 것이다.

물론 정부의 유가 전망은 연간 평균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직 두고봐야 할 점이 많지만, 문제는 현재의 중동 불안과 유가 급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기관들은 미·이란의 대결이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더라도 불안심리 등으로 국제유가가가 배럴당 80달러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고, 전면전으로 비화하면 15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로 인해 세계경제가 0.3%포인트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가 급등하고 세계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경우 정부가 목표로 잡은 올해 2.4% 성장이나 수출 3.0% 증가, 설비투자 5.2% 증가 등이 줄줄이 빗나갈 가능성이 많다. 정부는 불안심리 차단에 나서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8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우리는 견고한 대외건전성 등에 비추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으나 엄중한 경계를 유지하며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발목을 잡는 또다른 요인은 경제입법의 지연이다. 세법 개정안을 비롯한 예산 부수법안은 지난해말 국회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지만, 서비스법 등 대부분의 경제법안은 아직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특히 오는 5월 20대 국회가 종료되면 이들 미처리 법안이 자동폐기되기 때문에 사실상 1분기가 마지막 처리 기회다. 정부는 국회에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면서 입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정지침이나 가이드라인 등 우회로를 찾고 있지만, 정책 추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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