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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예측 2020-외교안보] 美 대선-北 ‘새로운 길’…기대감 사라진 한반도 ‘시계제로’
당 창건 75주년 北…고강도 도발 ‘마이웨이’
대선정국 운신 좁아진 트럼프 ‘제재와 압박’
김정은 南北경색 주도…반전모색 쉽지 않아
올 봄 한미연합훈련 재개 여부가 분수령될듯

2020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축으로 하는 한반도정세 기상도는 ‘잔뜩 흐림’이다. 갈등과 교착, 경색으로 점철된 2019년은 그나마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출발했으나 2020년은 이 같은 기대감마저 갖기 어려운 형편이다.

▶北美, 모두 양보할 수 없는 ‘마이 웨이’=현재로선 비핵화와 그에 따른 체제안전과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미국과 북한은 올 한해도 한치 양보 없는 대치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북미관계의 긴장도를 어느 정도 수위까지 끌어올릴지 현재로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새로운 길은 신형 무기체계 개발·시험을 통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연대 강화, 그리고 자력갱생을 토대로 한 경제발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 차원에서 고강도 도발에 나선다면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미국의 ‘레드 라인’인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 재개에 나서기라도 한다면 한반도정세는 ‘위기론’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던 2017년의 재판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미의 내부 정치일정도 타협보다는 ‘마이 웨이’에 무게를 실어준다. 북한은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시작으로 오는 2022년에는 김일성 주석 생일 110주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0주년, 김 위원장 집권 10년이라는 굵직굵직한 정치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북미대화가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여건 속에서 내부결속을 위해 강경노선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오는 10월 당 창건 75주년을 기해 신형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작년 말 북한이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거부한 미국도 운신의 폭이 넓지만은 않다. 미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양보는 자칫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패배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북미협상에 나설 동력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북제재와 압박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이처럼 그동안 ‘톱다운’식 해법을 주도해온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국내 정치일정상 물러설 경우 리더십에 상처를 입게 돼 양보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상황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선에서 관리에 치중하며 미 대선 결과에 따른 2021년 새판 짜기를 모색해야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만 북미는 먼저 판을 깼다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 대화의 문을 완전히 걸어잠그지도 않고 있어 극적인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둘 수만은 없다.

▶南北경색 불가피…韓美동맹 도전받을 수도=남북관계 역시 작년에 이어 경색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조차 올해를 전망하면서 남북관계 교착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민족자주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한국의 독자적 역할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다, ‘통미봉남’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남태도를 바꿀만한 유인 요소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2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수 차례 각급 회담을 가지며 남북관계를 급진전시켰던 것과는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현재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서 보여주듯이 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를 찾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라는 점이다. 올 봄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여부는 남북 군사합의를 비롯한 남북관계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북미관계 악화 속에서 한국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 간 강대 강 대결구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관계를 정세관리 카드로 꺼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한국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 사이에서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하는 곤혹스런 순간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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