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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국민부담률, OECD 중 최대 상승…美는 가장 가파른 하락
한국, 36개국 중 국민부담률 상승폭 가장 커…세계 추세 역행
OECD "전세계 세수 정점 달했다…미국 등 세율 인하 영향"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세금과 각종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납부한 국민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년 수입 통계(Revenue Statistics 2018)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8.4%로 집계됐다. 전년(26.9%) 대비 1.5%포인트 오른 것으로, 2000년 1.7%포인트 오른 이후 18년 만에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동시에 역대 가장 높은 부담률을 기록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상승폭이다. OECD 36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국민부담률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민부담률이 1%포인트 이상 오른 곳은 한국 외에 룩셈부르크(1.3%포인트) 밖에 없었다.

국민부담률이란 한해 국민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 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OECD의 자료는 한국의 GDP의 기준연도를 2010년으로 두고 산출한 수치다. 지난 6월 바뀐 2015년으로 GDP를 반영하면 국민부담률은 26.8%로 떨어진다.

이는 세계 추세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OECD는 지난 5일 발간한 '세금 수입이 정체에 도달했다'는 보고서를 통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관찰됐던 국민부담률 상승 추이가 중단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이 34.3%로 2017년 대비 0.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것을 두고 한 평가였다.

OECD는 미국의 경우 세율 인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의 국민부담률은 24.3%로 전년 대비 무려 2.5%포인트 떨어졌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가파른 하락세였다. 미국은 지난해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분 포함)을 38.9%에서 25.9%로 무려 14%포인트 낮췄다.

헝가리(-1.6%포인트), 이스라엘(-1.4%포인트) 등도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이 밖에 덴마크, 그리스 등 15개 국가에서 국민부담률 하락이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은 법인세수 확대 영향으로 국민부담률이 급증했다. OECD는 한국의 세수 구조를 분석하면서 다른 국가에 비해 법인세, 재산세가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거둬들이는 모든 세금에서 법인세는 14%를 차지했다. OECD 평균(9%)보다 1.5배 높았다. 재산세의 비중은 12%로 다른 국가 평균인 6%보다 2배 컸다. 사회보장기여금은 14%, 개별소비세는 12%를 차지, OECD 평균과 같았다.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은 세수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편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다른 세목에 비해 법인세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세부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조세구조가 비효율적"이라며 "재정수입, 특히 국세수입의 확대를 위해 효율적인 조세구조조정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미국은 법인세를 내리고 한국은 올리면서 이제 국민부담률 격차가 커졌다"며 "최첨단 산업을 육성하지 않고 반대로 세금 지출을 통한 성장책을 쓰면서 경제가 잘되길 바라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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