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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비분담금 5배 인상? 요구 부당”… 시민들‘우천속’ 국방연구원 앞 집회
교사와 대학생, 시민단체 소속 등 각계각층 모여
시민들 “美 요구 부당... 들어주면 안된다”
민주노총과 민중당 소속 시민들이 한국국방연구원 앞에 17일 집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굴욕적인 협상은 할 필요가 없다.”

"GET OUT. U.S”, “6조원은 268만명 대학생 모두가 15만원씩 받을 수 있는 돈” (집회현장 피켓)

17일 경찰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이 진행되는 한국국방연구원 앞에는 민중당과 민주노총, 대학생진보넷, 전국여성연대,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 시민단체들이 집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어림잡아도 300명이 훌쩍 넘어 보였다. 이들은 한국국방연구원 정문과 인근 4차선도로 양측 1차선을 점거하고 시위를 진행했다. 경찰도 100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파견해, 한국국방연구원 정문과 인근 지역을 애워쌌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단체들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빗속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단체 소속 회원들은 교사와 학생, 노동자 등 직업이 다양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희주(동국대 4학년) 씨는 “미국이 요구하는 6조원은 국민들에게는 피같은 혈세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측 부당한 요구에 반대한다는 생각을 전하러 나왔다”면서 “학생입장에선 6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금으로 쓴다면,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들어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나온 교사 A 씨도 “돈의 규모를 떠나서, 이렇게 갑자기 5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건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굴욕적인 일”이라면서 “한미간 예속적인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현장에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17일 시민단체들이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집회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

연단에 선 이상기 민중당 상임대표는 “전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간 곳은 전쟁의 고통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없어져야 한반도 평화가 정착된다”면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현재 96%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호남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미국이 현재 주한미군의 인건비를 한국이 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주둔하면서 돈을 내놓으라는 군대는 그 땅을 점령지로 보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도 “미국은 북측에 만나자고 전하면서, 남한 정부에는 방위비 분담금 6조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북에는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우리에게는 현재의 5배에 달하는 무리한 분담금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평통사 측도 “방위비 분담금을 단 한푼도 줄 수 없다”면서 “6조원까지 분담금을 인상해달라는 굴욕외고는 옳지 않다”며 시위를 진행했다.

한미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은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된다. 시민단체들은 협상장소인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미는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할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1조389억원(8억8700만 달러)으로 정하는 제10차 SMA를 체결했으며 오는 31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부담해야할 분담금으로 5조8450억원(50억 달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올해 분담금액 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이번 SMA 항목에 역외훈련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 중 수당과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등 신설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한국에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하라고 요구하자 이에 대한 여론은 점차 나빠지고 있다.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지원을 받아 조사한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16일(현지시간)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4%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지급을 거부해야 한다는 응답이 26%, 미국이 제시한 비용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이 68%였다.

17일 한국국방연구원 앞에 모인 경찰병력.[ 사진=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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