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답동 골목 전봇대에 설치된 ‘보이는 소화기’ .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 성동구 용답동은 촘촘히 붙은 주택들이 늘어선 대표적인 주택밀집 지역이다. 주택 사이 승용차 한 대 들어서기 어려운 골목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동구(구청장 정원오)는 이런 용답동 골목 전봇대며 집 담벼락 등에 투명 보관대로 만들어진 ‘보이는 소화기’ 총 41대를 추가 설치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골목에 초기 화재진압만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5월, 용답동 주민자치회는 주택가 좁은 골목 내 화재 발생의 심각한 피해를 우려해 화재발생 초기 진압을 위한 골목 내 소화기 설치를 제안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에 투명한 유리박스 보관함으로 소화기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도 내 놓았다.

이에 동 주민센터는 구 예산을 투입해 골목 곳곳 집 담벼락과 주요 장소에 총 30대의 소화기를 설치했다.

주민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용답동 주민자치회와 골목협의체도 힘을 보탰다. 구와 두 단체의 예산으로 총 41대의 소화기를 추가 설치한 것. 또 그동안 전봇대에 소화기 설치를 반대했던 한전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협의해 그 중 30대는 골목의 주요 위치에 있는 전봇대에 설치했다.

구는 “최근 용답역 근처 실제 화재가 났을 때 설치돼 있던 소화기 두 대로 초기에 화재를 진압했었다”며 “소화기 하나가 우리집 뿐 아니라 이웃을 구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지역별 맞춤형 생활밀착 행정의 실현이 가장 필요한 주민중심 행정”이라며 “앞으로 용답동과 같은 주택밀집 지역의 소화기 설치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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