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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교수가 꿈…양국 문화교류에 앞장” 한류·韓기업 진출…한국어에 빠진 베트남
베트남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대회
11명 실력 뽐내…한국어열풍 실감
한국어학과 대학생 2년만에 25%↑

[호찌민=박세환 기자] “한국은 4계절이 뚜렷한 나라로, 베트남에서 경험할 수 없는 추운 겨울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온돌과 김장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는데, 가족이 서로 마음을 나누는 모습과 어려운 생활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생활방식을 배우고 싶습니다.”

베트남 호찌민 반히엔대 한국어학과에 재학 중인 람 티 쭙 다오는 “한국어를 공부하며 한국 문화 정겨움에 푹 빠졌다”며 “한국어를 더 공부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가 돼 베트남-한국 양국문화 교류의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호찌민한국교육원과 호찌민 기술대(HUTECH)가 공동 주관한 ‘제2회 베트남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7일 호찌민 기술대 강당에서 열렸다. 각 대학별 본선 대회를 거친 11명의 학생이 출전해 한국어 기량을 뽐냈다.

이날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 래 티 낌 푸옹은 베트남 국가형성과정과 지역 간 문화 차이를 중부지역에서 남부지역 중심도시 호찌민으로 유학 온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발표했다. 푸옹은 “척박한 중부지역 응에안성에는 나무로 물고기를 만들어 (밥 먹을 때 반찬 대신 걸어뒀다는) 한국의 자린고비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면서 “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문화가 다른 만큼 갈등하지 말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지형 호찌민한국교육원장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베트남 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면서 “양국 학생들이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배워 이해의 폭을 넓히고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베트남 경제중심지인 호찌민에서 체감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은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한국어 학습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경제 등 ‘한국 알아가기’로 이어지고 있었다.

교육부 부설 호찌민시한국어교육원에 따르면 호찌민 12개 대학 한국어학과 학생은 현재 5920명으로 2017년 4724명보다 25% 증가했다. 호찌민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생은 올해 1만5754명으로, 작년(1만2478명)보다는 26% 늘었고 재작년(8495명)과 비교하면 거의 2배가 됐다.

한국어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당면과제도 많다. 한국어를 베트남 중고생이 제1외국어로 선택할 수 있는 정식교과에 진입시키는 일이다. 현재 한국어는 ‘중등학교 제2외국어 시범교과’이다. 한국어 강의 인력 확보도 현안으로 꼽힌다.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 한국학과는 학생이 약 720명인데 현재 일하는 강사는 23명으로 강사 1명이 학생 30여명을 담당하는 셈이어서 인문사회과학대 자체 기준(교원 1명당 학생 20명)을 웃돌았다. 강사 대부분이 박사급이 아닌 석사급인 점도 개선할 부분이다.

김천홍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한류와 한국기업 진출로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베트남이 내년 아세안(ASEAN) 의장국을 맡게 되는 만큼 베트남과 교류에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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