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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수사관 아이폰 잠금해제 사실상 불가.. 유족에 해법 있을까?
보안 업체 전문가 “아이폰 해킹 원래 어렵지만 최신형은 더더욱 불가”
검찰이 가진 아이폰 상태에 따라 영구 불가 가능성 있어
전문가 "잠금해제 기술, 초기화 막는 기술"... 144년 걸릴 수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검찰이 숨진 ‘백원우 특감반’의 검찰수사관 A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착수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에는 청와대 하명 수사 사건과 사망 경위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담겨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전문가들은 최신 기종 아이폰을 잠금해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검찰이 숨진 검찰 수사관 A 씨의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수사관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미국 애플사가 2017년 출시한 ‘아이폰X(10)’이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iOS 운영체제는 보안이 뛰어나 외부에서는 강제로 암호를 해제하기 어렵다. 지난 2015년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열지 못해 애플사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 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위해 이스라엘 IT기업 ‘셀레브라이트’사로부터 수억을 들여 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셀레브라이트사는 해당 장비로 과거 아이폰의 보안을 풀어낸 바 있다. 그러나 최신 기종 아이폰의 경우 해킹(잠금해제)이 더욱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셀레브라이트사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능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폰 최신폰은 더더욱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작업을 통해 비밀번호 숫자를 조합해 푸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 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 장치는 6자리 암호인데, 알파벳 대소문자와 숫자를 혼용할 수 있다. 외신 ‘워싱턴포스트’는 가능한 경우의 수가 약 568억개에 달하며 이를 다 시도해 보는 데 144년이 걸린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수차례 잘못 입력하면 다시 입력하기까지 대기시간이 길어지도록 설정돼 있다. 10회 이상 비밀번호를 틀리면 데이터가 모두 삭제되는 ‘초기화 옵션’도 있어 비밀번호를 계속 입력하는 방식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희망은 A 씨의 유가족들이 A씨 아이폰의 비밀번호를 알 가능성이다. 유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비밀번호로 쓰일만한 번호나 단어를 받아내 해제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만약 이미 검찰이 수차례 휴대폰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시도를 해버려 아이폰이 아예 초기화 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내용 복원을 위해선 휴대폰 정보가 동기화된 컴퓨터에 아이폰을 연결해 동기화로 휴대폰을 복원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최신 아이폰의 경우 컴퓨터 동기화를 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은 변수다. A수사관이 아이클라우드에 자신의 정보를 저장했는지 여부도 관심 대목이다.

김현걸 사이버보안학회 이사장은 "A수사관의 아이폰이 자신의 클라우드PC와 연동돼 있다면 PC에 연동된 정보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경우에는 컴퓨터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고, 아이폰 내용을 보기 위해선 다시 아이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의 아이폰 잠금해제 기술에 대해서도 "비밀번호 입력을 시도했을 때 초기화 되는 것을 막아주는 기술이다. 시간 한계를 연장하거나 없애는 방식일 것"이라며 "6자리 코드를 전부 쳐보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가능은 할 수 있다. 잠금해제가 가능할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아직공개된 기술 내용이 아니라서 된다 안된다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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