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가상의 전장. 순간의 판단과 콘트롤 실력이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세상. 멀티플레이 기반 MOBA(혹은 AOS)와 슈팅(FPS, TPS 등) 장르는 결과가 한순간에 결정된다. 실력은 물론 입출력(I/O) 장치의 반응속도와 네트워크 안정성도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이런 하드웨어적 변수를 제거하고,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연습을 하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다. 많은 해외 프로게이머와 팀이 비시즌 기간 동안 네트워크와 게임 인프라가 갖춰진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오는 이유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은 여러 유저가 네트워크상에서 경쟁하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멀티플레이 전용게임이 대세 반열에 올랐다. 이런 장르를 제대로 즐기려면 고주사율 모니터, 게이밍 마우스와 키보드를 맞추는 게 상식인 시대다. 여기에 게임에 필요한 네트워크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공유기(라우터)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게이밍 장비(기어)의 공통점은 빠른 반응속도와 높은 정밀도, 자유로운 세팅이다. 게이밍 공유기 역시 이런 특징을 공유한다. 많은 단말기(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안정적인 통신을 제공하며, 필요에 따라 정밀하게 세팅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요구된다. 여기에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게 돕는 조력자 역할이 가능한지도 중요하다.
네트워크 기기 전문기업 넷기어는 올해 게임 마니아의 니즈를 저격한 공유기 나이트호크 시리즈를 연이어 선보였다. 게이머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은 물론, 모니터링과 유동적인 세팅을 직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게이밍 XR500과 XR300 공유기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최고급 기능을 제공해 인기가 높다.
■ 형과 아우, 어떻게 다를까
두 제품의 출발선은 같다. 게임 내 렉을 줄이는 것이 콘셉트다. 네트워크 지연을 최소화하는 특수 기능을 품은 듀마(DUMA)OS를 베이스로, 일반 공유기와 차별화된 특화 기능을 제공한다. 듀마OS는 그래픽 인터페이스(GUI)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모니터링, 설정 변경, 단말기별 네트워크 제한, 지오필터(Geo-Filter) 등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공유기용 운영체제다.
콘셉트를 공유하지만, 기초체력과 성능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하드웨어 구성과 지원기능이 다르다. 상위 기종인 XR500이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멀티 플레이어라면, XR300은 게이머를 정조준 한 프로페셔널 모델이다.
XR500과 XR300의 차이를 살펴보자. 디자인 측면에서 보면 콘셉트의 차이가 명확하다. XR300이 일반 공유기나 사무용 전자제품과 비슷한 모던한 디자인이라면, XR500은 스텔스 전투기나 고급 스포츠카와 닮은 세련된 외모를 가지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이 선호되는 게이밍 기어에 가까운 건 XR500이다.
와이파이 커버리지와 속도를 결정하는 안테나 개수도 차이가 있다. XR300은 본체에 고정된 3개의 고출력 안테나를 가졌다. XR500은 자유롭게 떼었다 붙일 수 있는 4개의 고출력 안테나가 박스에 동봉됐다. 확정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XR500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는 특징이다. 특히, 안테나와 공유기는 소모품에 가까움으로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유선 랜 포트 구성은 동일하다. 4개의 랜 포트와 1개의 WAN 포트를 쓸 수 있다. 각 포트는 기가비트 급이다.
전원, 와이파이, 간편연결(WPS) 버튼 등 표시등과 버튼 구성은 비슷하다. LED가 배치된 위치가 다를 뿐이다. 단, XR500의 경우 이 LED를 물리적인 스위치로 켜고 끌 수 있고, XR300은 공유기 설정 페이지에서 소프트웨어로 관리해야 된다는 차이가 있다.
XR500은 제품 측면에 2개의 USB 3.0포트를 배치했다. XR300은 포트가 하나로, 전면 아래쪽에 있다. 공유기의 USB 포트는 외장 하드, 네트워크 연결을 연결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백업을 진행하거나, 프린터 공유에 활용할 수 있다. 만일 XR500이나 XR300으로 업무환경을 꾸린다면, 확장성이 높은 XR500이 유리하다.
■ 확장성 vs 게이밍 집중
하드웨어 구성과 기능도 차이가 있다. 통신속도와 일부 편의기능의 유무가 두 제품의 체급을 가른다. 게임과 성능에 크게 관여하는 주요 특징들을 비교해보자.
먼저, 와이파이 통합속도는 XR500(AC2600)이 XR300(AC1750)보다 48%가량 빠르다. 특히 XR500은 신호강도가 좋은 2.4GHz 밴드에서도 최대 800Mhz의 속도로 연결된다. 속도가 빠른 5GHz 밴드는 160MHz 채널 대역폭과 MU-MIMO를 지원한다. 이밖에 CPU와 램 등 공유기의 처리속도를 좌우하는 부품 역시 XR500쪽이 여유가 있다. 연결하는 단말기가 많아질수록 XR500의 강점이 드러난다.
상위 기종인 XR500이 물리적인 확장성은 물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졌다. 물론, XR300도 기가비트급 와이파이를 쓸 수 있고, 내부 스펙도 대중적인 공유기를 크게 뛰어넘는 만큼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다. 편의기능과 게임 특화 기능은 거의 동등하다. 특히, 듀마OS를 활용한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세세한 커스터마이징은 XR500과 XR300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라고 해도 무방하다.
■ 게임만을 위한 핵심 기능
일반적으로 서버와 유저(단말기)가 물리적으로 멀수록 통신 속도와 안정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게임 서버와 가까울수록 지연속도와 통신 품질의 우수하다. 게이머가 가까운 지역의 게이머들과 매칭되길 바라는 이유다.
대부분의 게임은 멀티 플레이시에 유저가 서버를 고르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또, 같은 지역이라도 접속되는 서버가 달라 렉이 발생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국내 서버가 없거나, 해외 연결이 강제되는 콘솔게임, PC패키지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자주 발생하는 문제다.
이때 듀마OS의 특징인 지오필터가 추가되면 비정상적으로 멀거나, 핑이 좋지 않은 유저를 걸러낼 수 있다(필터링). GUI로 검색 범위를 설정할 수 있으며, 게임별과 플랫폼 별 설정을 지원하는 등 편의성도 우수하다. 넷기어가 XR500과 XR300을 게이밍 공유기로 분류한 이유다.
QoS(QUALITY OF SERVICE) 성능도 강력하다. QoS는 중요한 단말기에 통신 우선권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대역폭을 많이 차지하는 제품을 차단하거나, 게임 우선순위를 높이면 렉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패킷 심층 검사 기능을 통해 게임 트래픽을 자동 감지해, 최우선으로 추리하는 기술도 적용돼 있다. 별도 설정 없이 게임에 최적화를 해줘 세팅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공유기 사용에 익숙한 유저라면 고급 모니터링 기능을 주목하자. 두 제품 모두 실시간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며, 사용하는 목적에 따른 네트워크 배분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 물론 PC 운영체제(OS)에서도 작업 관리자나 리로스 모니터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하지만 직관적인 그래프로 상태를 확인하고, 유저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XR500과 XR300의 편의성에는 뒤떨어진다. 특히 1인 방송이나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며 네트워크, 혹은 공유기 문제로 속을 썩어본 유저라면 직관적인 모니터링 기능이 반가울 것이다.
■ 비슷한 기능, 다른 성능
XR500과 XR300은 넷기어 나이트호크 시리즈의 형제 기종이다. 성능과 유연성 측면에서는 XR500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가격 면에서 XR300이 부담이 적다. 게임을 위해 더 비싼 XR500을 살 것인지, 아니면 저렴한 XR300으로 만족할 것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만일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헷갈린다면 다음을 참고하자.
XR500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고급 공유기가 갖춰야할 성능과 확장성, 유연함에 게임에 필요한 특화 기능을 접목한 멀티 플레이어다. 게임, 스트리밍 방송, OTT 등 동시에 고용량 데이터 패킷을 처리하고, 전달하는 능력을 보유했다. 기본성능과 확장성이 좋아 중소규모 비즈니스에도 어울린다. 실제로 넷기어는 이 제품으로 글로벌 e스포츠 기업 젠지 e스포츠 선수들의 숙소와 연습실에 무선 콘트롤러 및 액세스 포인트를 구축해 우수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160MHz 대역폭을 고를 수 있어, 무선 혼잡이 심한 주거환경에서도 탁월한 와이파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연속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능은 구글 스태디아, LG U+의 지포스 나우로 시작된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과도 어울린다. 통신 성능이 중요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거나, 많은 단말기를 지원해야 하는 환경일 때 XR500의 강력한 성능이 빛을 발한다.
XR300은 저렴하게 게이밍 환경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유저에게 추천한다. 게임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쓸 수 있고, 최신 공유기에 필요한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XR500에 비해 무선 성능과 유연성이 떨어지지만, 일반 사용자와 게이머에게는 충분한 스펙을 가졌다. 합리적인 소비,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를 우선하는 유저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다.
현재 게임 시장은 멀티 플레이와 온라인 기능을 강조한 게임이 득세하는 추세다. 또, 구독경제를 바탕으로 한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도 곧 현실화될 예정이다. 통신지연과 렉을 어떻게 줄일지가 관건이다. 이런 시대에 발맞추고 싶은 유저라면 충실한 기능과 스펙으로 무장한 XR500과 XR300으로 업그레이드하길 추천한다.
게임이슈팀 기자 ga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