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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인권법 시행땐 美中 파국…무자비 방아쇠 전략”
미국기업에 홍콩은 中시장 통로
특별지위 박탈 가능성은 낮게봐
美언론 “무역협상 예정대로”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에 서명한 뒤 중국이 예상대로 강력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가 한층 복잡해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홍콩인권법에 강력 항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보복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며 무역협상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악화로 민심이 흔들리는 것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에게 더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재선을 위해 합의가 필요한 처지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역시 홍콩인권법이 무역협상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중국은 미국에 의미있는 보복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에 서명을 한 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 중국 상무부의 가오펑 대변인은 주례 브리핑에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영향을 묻는 질문에 “더 공개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홍콩인권법에 따라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인권법은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미국이 부여한 홍콩의 경제·무역 특별지위를 유지할지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홍콩의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는 비자 발급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접근하는 안전한 통로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홍콩에 311억 달러(약 36조6000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단일 교역상대로는 최대치다. 특별지위 박탈은 홍콩뿐 아니라 미국 기업에도 치명적인 셈이다.

전날 홍콩 정부 대변인이 미국을 비난하면서 “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홍콩으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고 언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가 0.22% 하락하는데 그친 것은 시장 역시 미국이 홍콩을 극단의 위기로 몰아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만에 하나 홍콩인권법이 실제로 이행돼 홍콩의 특별지위가 박탈될 경우 미중 관계는 파국에 이를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종의 ‘무자비 방아쇠 전략’(grim trigger strategy)으로, 상대가 배신을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한 경우 관계를 청산하고 되돌릴 수 없는 보복을 가하는 것이다. WSJ은 “홍콩인권법으로 인해 홍콩의 자치 수준은 미중 관계의 영구적인 고위급 사안이 됐다”면서 “홍콩의 특별지위는 양극단( all-or-nothing)의 위협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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