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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잃은 실물경제] 10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올해 2%대 성장에 짙은 먹구름
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 발표…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생산 급감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올해 4분기의 첫달인 10월 생산·소비·투자 등 3대 실물경제 지표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작년 12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힘을 잃은 상태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소득 불안에 따른 가계의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내·외수가 동시에 위축된 것이다.

이에 올해 2% 성장도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성장률 2%를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에 전분기대비 1%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지만, 4분기 첫달의 실물경제가 휘청이면서 짙은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정부는 올해 남은 예산을 4분기에 집중적으로 풀며 성장률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경제를 이끌어가는 핵심 수레바퀴인 기업 등 민간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그동안 증가와 감소가 교차하며 다소 엇갈리는 신호를 보였던 생산과 소비(소매판매), 투자 등 3대 지표가 동반 하락해 실물경제가 활력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3대 지표가 트리플 감소세를 보인 것은 올 2월 이후 8개월만이다.

전산업생산은 정보통신 등 서비스업(전월대비 0.3%)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광공업(-1.7%)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월대비 0.4%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9월(-0.4%)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에서 중대형 승용차의 생산이 감소한 자동차(-4.4%)와, 반도체에 이어 글로벌 공급과잉 및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위기에 처한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7.0%)의 감소폭이 컸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음식료 등 비내구재(1.4%)는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2.8%)와 승용차 등 내구재(-2.3%) 판매가 줄어 전월대비 0.5% 감소했다. 소매판매 역시 9월(-2.3%)의 큰폭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의복은 포근한 날씨 영향 등으로 동절기 의류의 판매가 부진했고, 승용차 판매는 수입차 프로모션 등으로 전월 판매가 증가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는 수입 승용차 등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장비(3.6%) 부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금속가공용기계를 비롯한 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3%) 투자가 줄면서 전월대비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올 6~9월에 0.1~2.2%의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후, 5개월만에 감소세로 반전된 것이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등으로 모처럼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기성은 전월에 비해 1.7% 증가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4.3% 감소해 지난해 수준에는 거리가 먼 상태다. 건설투자는 2조8000억원 규모의 인천도시개발 사업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33.3%의 큰폭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서비스업생산지수·소매판매액지수 등의 상승에도 건설기성액·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에 가까운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과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0.2%포인트 올랐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월(0.2%포인트)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이는 경기정점이었던 2017년 4~6월 이후 28개월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우리경제가 ‘바닥권’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도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실물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부 목표인 올해 2% 성장은 거의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성장률 1.9%와 2.0%는 큰 차이가 아니지만, 올해 실질성장률이 2%를 밑돌 경우 내년 성장률 목표 설정이나 경제정책 운용에 더 많은 어려움이 불가피하다. 심각한 경제현실을 반영한 실질적·효과적인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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