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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당국, 달러라이제이션 확대 용인 매우 부담…체제위협 소지”
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
〈자료: 한국개발연구원〉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북한 당국은 북한 경제의 달러라이제이션이 체제위협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판단, 확대에 대해 매우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은 달러가 자국 내 통화의 기능을 완전하게 대체했거나 국내 통화와 달러가 병행해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의 경우 달러화보다는 위안화가 더 많이 통용된다는 점에서 위아나이제이션(yuanization)으로 표현해야 더 정확하지만, 일반 경제학에서는 달러뿐 아니라 다른 외화가 통용되는 경우에도 달러라이제이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8일 발간된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서 이종규 KDI 연구위원은 '북한경제의 달러라이제이션: 원인과 영향'을 주제로 한 대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달러라이제이션에 대한 북한 당국 대응의 특징은 무리한 화폐 발행을 자제하고, 주민들이 달러 또는 경화를 사용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하며, 주민들의 시장경제 활동을 통제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달러를 더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당국의 이런 스탠스가 당장 뒤집히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과거 화폐개혁과 같이 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조금 더 세련된 방법으로 주민들의 달러를 확보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라이제이션을 용인하는 건 북한당국에 중장기적으로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달러라이제이션이 더욱 확대될 경우 여러 시스템이 물가 및 환율의 변동성 등에 의해 갑자기 불안해질 수 있을뿐더러 경제의 주체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달러라이제이션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다 보니 갑작스럽게 위안화가 변동하면 경제가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외화통용이 비공식 부문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정권의 통치기반 약화→북한 체제위협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3∼2016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낸 한기범 북한연구소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2018년 4월 밝힌 '새로운 전략노선(경제총력 선언)'은 핵 협상 부진과 제재 지속으로 사실상 실행 불능 상태가 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이날 KDI 북한경제리뷰 11월호에 실린 '북한의 경제개혁 의제 설정의 역사적 경험'이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제재·압박에 맞대응한다는 정치 논리가 중시됨에 따라 경제는 다시 심각한 모순에 빠지며 급격한 하강국면을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고 전망했다.

그 위기의 반작용으로 다시 대담한 개혁을 모색하는 상황으로, 언제 반전될 것인지는 북한의 '주체(지도자, 엘리트, 민중)'의 역량에 달렸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개혁 추진 곡선을 보면 처음에는 완만한 파고로 너울대다가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김정일·김정은 시기에 급격한 커브를 보여 개혁과 반개혁의 진통이 극심해짐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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