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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 디지털化 가속 ①]저축은행,무한경쟁 속 ‘인뱅’마저 위협

저축은행업권에 올해는 새로운 ‘디지털 원년(元年)’이다. 그간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디지털 채널을 강화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내년 이후 금융권 오픈뱅킹(OpenBanking) 생태계까지 진입하면 저축은행업권도 디지털 무한경쟁의 판에 들어서게 된다. 저축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상황과 규제 완화가 필요한 대목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올해 초 취임 이후 각지의 저축은행 대표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묵은 현안들이 쏟아졌지만, “모바일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디지털화 흐름에 참여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다른 금융업권과 견줘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던 저축은행들이 달라졌다. 저축은행중앙회와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디지털 기반 구축에 나섰다.

79개 저축은행을 대표하는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9월 ‘SB톡톡플러스’라는 새 디지털뱅킹 플랫폼을 내놓았다. 2016년 말 선보였던 ‘SB톡톡’을 대대적으로 손 본 것이다. 이 플랫폼은 비대면 업무가 제한적이고, 주말엔 신규 가입이 불가능한 까닭에 ‘반쪽짜리 디지털 플랫폼’이란 평가를 받았다.

중앙회는 지난해 9월 차세대 디지털뱅킹 구축을 검토하고 1년여 만에 SB톡톡플러스를 출시했다. 계좌개설부터 대출 신청, 전자 약정, 체크카드 발급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구현했다.

SB톡톡플러스엔 66개 저축은행이 탑재됐다. 대부분이 자체적인 디지털 채널을 투자할 여력이 없던 지방의 중소형 저축은행들이다.

경남권의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앙회의 통합 디지털 창구 덕분에 지역 내에서 영업 확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 저축은행들은 노년층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뱅킹 사용법 교육도 벌이고 있다.

SB톡톡플러스는 비대면 영업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달 21일 기준 SB톡톡플러스에서 이뤄진 수신(예적금) 실적은 6717억원이다. 이전 SB톡톡의 3년 간 수신 실적(4조1700억원)의 16% 가량을 출시 3개월 만에 기록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고객들의 모바일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고 넓혀갈 계획이다.

이달 초엔 토스,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간편 결제·송금플랫폼 3곳과 제휴를 맺었다. 고객들이 이들 플랫폼에서 저축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손쉽게 돈을 보내고 결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간편 송금·결제 실적은 10억900만원(5019건) 수준이다.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은 디지털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비대면에서 이뤄지는 업무 비중이 커지고, 새 고객이 유입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6월 내놓은 디지털 플랫폼 ‘사이다뱅크’는 저축은행권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계좌개설, 이체, 상품 가입, 대출 등을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인증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업계에선 가장 먼저 토스, 페이코와 간편결제·송금 제휴를 맺었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주요고객의 80% 이상이 50대 이상 장년층이었는데 비대면 서비스 강화하면서 20대부터 40대까지 고객들 비중이 30%까지 늘어났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웰컴디지털뱅크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출시한 웰컴저축은행은 출시 1년 만에 비대면으로 1조원 이상 모았다. 현재 이 저축은행의 전체 수신실적에서 비대면 채널의 기여도는 85%에 달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편리하게 설계된 시스템에 각종 비대면 전용 상품까지 곁들이면서 일부 저축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이 인터넷은행 수준을 뒤쫓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 고객층을 포용하게 된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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