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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의 매일 맞는다는 실업팀 선수들, 폭력노출 ‘위험수위’
인권위가 25일 발표한 성인 실업팀 선수들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폭력에 대한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운자] “야, 너 일루와. 이 XX”, “이X아”라고 부르고 거의 매일 맞으며 합숙소 생활의 경우 시합의 앞둔 주말인 경우에는 마음대로 외출도 안 돼 “교도소처럼 생활한다”등의 성인 실업팀의 폭력에 대한 실태가 선수들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 21일 진행한 ‘실업팀 선수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인권보호방안 원탁토론회’에서는 직장운동부를 운영하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40여개 공공기관 소속 실업선수 1251명과 실업선수 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언어폭력을 경험한 성인 선수는 무려 33.9%에 달했고 신체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15.3%에 달했다. 특히 성폭력을 당했다는 응답도 11.4%(143명)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폭력의 경우 응답자의 8.2%가 ‘거의 매일 맞는다’고 응답했고, 신체폭력을 당해도 67.0%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폭력 가해자로는 남성 선수에게는 선배 운동선수가 58.8%, 여성 선수는 코치가 47.5%로 가장 높았다.

성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한 30대 여성 선수는 “유니폼을 입으면 옷이 붙어 몸이 드러나는데, 꼭 성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체 모양, 몸매 관련 농담’을 듣는 경우가 6.8%였고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당하거나(5.3%)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는 경우(4.1%)’도 있었다. 성폭행(강간)을 당한 선수도 3명(여성 2명, 남성 1명) 있었다.

특히 여성 선수는 결혼하거나 임신 계획을 세우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은퇴를 종용받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의 사생활 침해도 심각했다. 실업 선수 86.4%가 합숙소 생활을 경험했고, 대부분 선수에게 선택권이 없었다. 한 20대 선수는 “밤에는 숙소에서 외출을 마음대로 못 하고 시합이 다가오면 주말에도 못 나갔다”며 “교도소처럼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성인 선수임에도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성 지도자 임용을 늘려 성별 위계관계 및 남성 중심 문화의 변화를 통한 인권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 조사 결과와 토론회 논의 등을 토대로 관련 부처 및 대한체육회 등에 실업팀 직장 운동선수의 인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예정이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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