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특별기고-곽민수하나투어 EU 법인장] 유럽 K-pop열풍, 한국여행 촉매제로 삼으려면

유럽에서 개최되는 각종 관광박람회들에 참가하다 보면 유럽 바이어들로부터 “한국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을 자주 듣는다. 특히 동남아의 따뜻한 날씨와 저렴한 여행비용을 선호하는 유럽 관광객들에게 더 매력적인 한국만의 관광콘텐츠를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K-pop을 핵심 콘텐츠로 한류가 유럽에 상륙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의 등쌀에 한류 공연장을 같이 갔거나, K-pop 가사를 이해하기위해 한글을 배우겠다는 아이들의 성화를 겪어봤다는 경험담이 낯설지 않다.

독일에서도 지난 9월 K-pop과 한국관광을 접목하여 한국문화관광대전을 개최했다. 행사후 독일 언론에서는 예전과는 다른 관심을 보였다. 일간지 라인-네카-자이퉁(Rhein-Nekar-Zeitung)에서는 K-pop에 흠뻑 빠진 딸들 때문에 한국에서 휴가를 보냈다는 부부의 인터뷰 등 참가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소개했고, 관광유력지인 투어리스틱 악튜엘(Touristik Aktuell)에서도 예외적으로 K-pop 공연소식을 다루며, 독일 팬들이 한국을 여행하고 싶은 이유를 K-pop에 두고 있는 현상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독일 유력 정론지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2020년 추천 관광목적지 7개 도시중 서울을 최초로 추천하며, 최근 독일에서 급상승하고 있는 K-pop 현상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유럽에 불고 있는 이런 K-pop 현상도 현지에서만 소비되어 버린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의 기회를 유럽에서 보다 더 확대하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분야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난 4월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으로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기념하는 K-pop 콘서트에 외국인 입장권 1만장을 미리 확보해 해외에서 상품개발을 했던 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 상품은 K-pop 콘서트라는 핵심 콘텐츠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 경쟁국과 차별성이 있었고, 한국을 방문하는 동기를 만들어 준 것이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도시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유럽 현지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 된 것이다.

때맞춰 정치권에서도 K-pop의 해외공연 지원법 제정이 진행되고 있고, 정부 지원을 통해 K-pop 공연과 연계한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박람회가 간헐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업계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과감한 지원인가, 시의적절한 지원책들이 마련되고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한류 효과와 현지 소비자들의 호감도, 선호도를 절대 허비해서는 안된다.

한류에 대해 아직도 일시적·한시적 현상이라며, 민간영역의 활동으로 한정하고 공공지원을 꺼리는 견해들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유럽에서 이런 기회가 쉽게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이라도 더 많은 공공 영역의 K-pop 행사와 한국문화 홍보행사가 계획되고, 이를 계기로 한국의 다양한 분야 중소기업들이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서 함께 참가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한국의 방한 관광시장도 K-pop이 방한 동기를 유발하는 핵심콘텐츠가 되고, 한국에서는 해외 한류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대형 K-pop 콘서트가 지역별로 개최돼 정책의 선순환이 지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