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SNS로 돈요구땐 전화로 확인
‘일단 전화를 끊어라.’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가장 간단하고 빠른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수상한 전화를 받았을 때 이를 듣다 보면 심리전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특히 검찰·경찰·금감원 등 정부기관은 어떤 이유로든 개인정보나 요구하거나 돈을 보내달라고 하지 않으며, SNS로 지인이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꼭 상대방과 통화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보이스피싱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상한 전화를 받았을 때 일단 끊어야 한다. 전화를 하면 할수록 이들의 심리전에 끌려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계 김은정 경위는 “보이스피싱범은 개인정보를 가지고서 불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며 피해자를 협박하기 때문에 전화를 오래 할수록 좋지 않다”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전화를 끊고 112에 확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검찰·경찰·금감원 등을 사칭하거나 SNS, 메신저를 통해 지인으로 가장해 금전을 편취하는 사기유형이다. 2018년 발생한 보이스피싱의 30.3%(피해액 1346억원)를 차지했다. 주요 수법은 “대포통장이 발견되어 금융정보 유출이 우려되니, 대출을 받아 금감원 직원에게 전달하라”라는 식이다. 그러나 정부기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예금 보호나 범죄 수사를 이유로 절대 이체나 현금인출(전달)을 요구하지 않는다. 만약 이러한 전화를 받았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일단 전화를 끊는 것이 좋다.
최근엔 허위 결제문자를 보낸 후 이를 확인하려는 피해자에게 대신 수사 의뢰를 해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이 유행이다. 그러나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를 받으면 수신된 전화번호로 확인하거나 알 수 없는 링크를 클릭해선 안된다. 해당 업체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대표번호를 확인해 전화하는 것이 확실하다. 아울러 정부기관에서는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으로 사건공문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엔 SNS가 활성화되면서 지인 등으로 사칭한 카카오톡 메신저피싱이 급격히 늘고 있다.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216억원으로 전년 58억원보다 272.1%나 증가했다. 친구나 가족 등이 지인이 메신저를 통해 급하게 돈을 요구하면 반드시 통화를 해야 한다. 현금뿐 아니라 문화상품권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현금을 보내는 것보다 피해자가 더 의심하지 않는데다, 문화상품권의 PIN 번호를 입력하면 해외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 납치범의 전화를 받았을 때 주의할 점은 일단 전화를 끊고 자녀가 아닌 ‘112’에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엔 보이스피싱범이 자녀의 휴대폰을 해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에는 자녀 납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을 때는 자녀와 통화를 해야한다고 했지만 요즘에는 해킹 기술이 발달해 오히려 위험하다”며 “무조건 112시에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세희 기자/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