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르신, 맘놓고 지나세요”…전통시장 주변 7곳 보행개선
노인보행사고 1위 청량리 경동시장에 폭 2.7m 보행로 신설
서울시, 내년 ‘노인보행사고 다발지 개선사업’ 10곳으로 확대
동대문구 청량리 경동시장로 보행 개선 사업을 한 뒤의 모습.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 도로를 건너다 차량에 치어 숨진 186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97명이 65세 이상이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결과다. 분석 기간을 2014~2018년으로 넓히면 서울시 보행사고 사망자는 모두 1012명이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497명, 49.1%로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이 기간 동대문구의 노인 사망과 부상은 각각 30명, 698명으로 25개 자치구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서울시는 동대문구의 청량리 경동시장로와 청량리역교차로, 영등포구 영등포시장교차로, 성북구 돈암제일시장과 길음시장, 강북구 미아역, 동작구 성대시장길 등 노인 보행사고가 빈번한 7곳의 보행로를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지역들은 소규모 상가가 몰려있고, 차량 및 보행자가 많아 노인들이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경동시장로는 차량과 이용객, 상가의 적치 물건이 뒤엉켜 있다 보니 최근 5년(2014∼2018년)간 서울 시내 노인보행사고가 54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이다.

시는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보행사고 방지 특별대책으로 올해 처음으로 ‘노인보행사고 다발지역 사고방지사업’을 추진, 선정된 7곳에서 지난 6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이 달 말까지 모두 마무리한다.

먼저 경동시장로는 차도 폭을 1m 줄이고, 보도에 나와 있는 상가물건들을 정비해 차도와 분리된 폭 2.7m의 보행로를 새로이 조성했다. 차도와 보도 사이에 안전펜스를 설치해 차량이 돌진해오는 일이 없게 했다. 또 보행로 상부엔 캐노피를 설치해 폭염이나 비가 올때도 편하게 걸을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차량 감속을 유도하기 위해 도로 진입부에 고원식 횡단보도(차도보다 높이 둔턱처럼 만든 횡단보도), 사거리마다 미끄럼방지포장을 설치했다.

시는 조성된 보행공간에 상가 물건이 나와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으로 동대문구와 협력을 체결하고, 추후 보행을 방해하는 불법 적치물에 대해선 단속할 예정이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교차로에서 홍릉로 동대문경찰서사거리까지 약 370m 구간은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홍릉로의 제한속도는 기존 시속 40km에서 30km로, 청량리역 교차로는 기존 시속 60km에서 50km로 각각 낮춰진다. 또한 과속, 신호위반, 불법주정차 등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가 일본 도로 보다 2배 높다. 시는 향후 상황에 따라 과속 단속용카메라도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영등포구 영등포시장교차로는 기존 교통섬 절반이 사라진 자리에 보행 공간이 생겼다. 남측 우회전도로에 고원식 횡단보도, 미끄럼방지 포장, 차량진입방지 볼라드 등을 설치했다.

성북구 돈암제일시장 주변에는 횡단보도 앞에 신호등을 신설했고, 횡단보도도 고원식으로 바꿨다. 길음시장 주변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소까지 무단횡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60m 길이의 방호 울타리를 세웠다.

강북구 미아역 주변 이면도로인 솔매로 45길, 49길, 50길에는 차량이 조심스럽게 운전하도록 적색미끄럼방지 포장을 했다.

동작구 상도3동 성대시장길은 구간 주요 교차부마다 디자인도로포장을 해 눈에 띄도록 했다.

서울시는 내년에는 노인 보행사고 방지 사업 대상지를 10곳으로 확대한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내년에는 사고 다발 지역뿐 아니라 어르신들이 많이 생활하는 지역까지 포함시켜 노인보행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선진 보행안전 도시를 만들어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