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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이공대 시위 현장 찾은 학부모…“아이들 죽이지 마라”
시위대 부모 현장에서 기자회견, 타협 촉구
학생들 안전 우려 속 폭도죄 몰릴까 ‘노심초사’
하수구 탈출 실패한 시위대 70여명 병원 이송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홍콩 시위대의 최후 보루인 홍콩 이공대를 둘러싼 경찰들의 ‘고사작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시위대 부모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시위 현장에 몰려온 시위대 부모들은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이공대 인근에 모인 부모들이 “아이들을 구하라”라는 메시지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학생들이 학교를 떠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EPA]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홍콩 이공대에서의 경찰과 시위대 충돌이 격렬해지면서 시위 현장에 달려온 학부모들은 불안과 걱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 모인 수백명은 부모들은 경찰 저지선 앞에서 “아이들을 구하라, 아이들을 죽이지 마라”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들은 하느님의 아이들이다. 그들을 보내라”고 외치고 있다.

이날 일부 시위대 부모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홍콩 정부에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원을 하기도 했으며, 정치권의 무능을 탓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일부 부모들은 경찰의 포위 작전에 대한 불만과 함께 시위대에 강한 유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샘 호(43) 씨는 “딸이 시위대에 없었다면 자신도 이 자리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이 목격한 현장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까운 곳에서 보니 시위대가 던지는 화염병은 경찰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처음에는 과격 시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했으나, 지금은 시위대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들이 폭도로 몰리면서 장래에 받을 불이익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었다. 창고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추 찬(50) 씨는 “자신의 아들도 시위대에 포함되어 있다”며, “안에 있는 학생들이 어떤 역할을 하든 상관없이 모두 폭도로 몰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와 경찰, 그리고 중국 뉴스 미디어에서는 이공대에 갖힌 학생 시위대를 ‘폭도’로 언급하고 있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최고 10년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홍콩 경찰의 고사작전을 뚫고 이공대를 빠져나가려는 시위대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다리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오토바이를 이용해 시위 현장을 벗어나기도 했으나, 이는 곧 경찰에 의해 봉쇄됐다.

또다른 시위대는 하수구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오려 했으나, 어둠과 악취 속에 발길을 돌렸다. 현장 구조 요원에 따르면 약 70명의 시위대가 하수구를 통한 탈출에 실패한 뒤 저체온증과 어지러움증으로 병원에 보내졌다.

현지 언론은 이공대에 50~200명 정도의 시위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홍콩 경찰은 단전, 단수 등을 통한 고사작전을 펼치며 시위대의 백기투항을 기다리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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