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버려진 목재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된다.

1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장지욱·김용환·주상훈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와 고묘화·르땅마이팜·사영진 연구원팀은 버려진 목재에 많이 함유된 물질인 '리그닌'(Lignin)을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융합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리그닌은 침엽수나 활엽수 등 목재를 구성하는 유기화합물이다. 이를 활용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나 석유 화합물을 대체할 수 있다.

문제는 리그닌은 구조가 복잡하고 불규칙해 분해와 변환하기 까다롭다는 점이다. 리그닌을 분해하려면 효소 등 생물촉매를 써야 하는데, 이 경우 생물촉매 활성화를 위해 일정한 농도의 과산화수소를 써야만 한다. 과산화수소를 만들기 위해선 고압의 수소와 값비싼 귀금속인 촉매가 필요해 생물촉매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었다.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 모식도 [UNIST 제공]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3가지 촉매를 연결해 이 과정을 정교하게 제어했다. 먼저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광촉매'를 만든 뒤, 여기에 전기를 받아 과산화수소를 합성하는 '전기촉매'를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이 과산화수소에 '생물촉매'를 연결해 리그닌을 분해했다.

연구팀이 새롭게 제시한 '광촉매-전기촉매-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에서는 추가 전압과 희생시약 없이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실험에서 리그닌 모노머(단량체)의 98.3%가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변했고, 단량체 두 개가 중합돼 만들어진 리그닌 다이머(이량체)는 93.7%가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변했다.

연구팀은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2일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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