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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지배구조-리더십 ‘혁신바람’]회사 망해도 떠날 땐 억만금 ‘먹튀’ 논란
노이만, 위워크 팔고도 2조원 퇴직금 수령
사내연애 해임 맥도날드 前CEO 441억 챙겨
CBS CEO대행 자리보전 하며 1158억 보상금
NYT “황금낙하산”…WP “과도한 지분이 문제”

회사를 경영난에 빠뜨리고도 떠날 때는 막대한 퇴직금을 챙기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진이 대다수 지분을 보유하는 기업 지배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를 공동창업한 아담 노이만 전(前) CEO는 최근 회사를 붕괴 직전의 위기에 빠뜨리고도 무려 2조원에 가까운 퇴직금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 도마에 올랐다.

위워크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재무 구조 문제, 도덕적 해이 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470억달러에 달하던 기업 가치는 80억달러까지 추락하며 경영난을 겪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위워크가 전체 직원의 13% 가량인 2000명을 해고하기로 했으나 해고 인원 퇴직금을 충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위워크의 경영권은 결국 일본 소프트뱅크에 넘어갔는데, 문제는 노이만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 소프트뱅크로부터 위워크 주식 매입 대금 10억달러, 컨설팅료 1억8500만달러, 신용공여 상환 5억달러 등 총 17억달러(약 2조원)의 거액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위워크 지분을 몰래 팔아 개인적 부를 축적하는 등 기업 가치를 낮추는 원인을 제공하고도 자신의 이득만 챙기고 회사를 저버린 노이만의 ‘먹튀’에 직원들의 원성은 높아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위워크에서 퇴사한 한 직원은 이와 관련해 ‘황금낙하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 기업에 자문을 해주는 대가로 1억8500만달러를 받는 것은 그 자체로 사상 최대 규모”라며 “전형적인 황금낙하산”이라고 평했다.

회사 규정에 위반되는 ‘사내 연애’로 해임된 스티브 이스터브룩 전 맥도날드 CEO 역시 거액의 퇴직금을 손에 넣게 됐다.

이스터브룩은 3700만달러의 주식 및 스톡옵션과 67만달러의 퇴직수당 등 약 441억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추산했다.

미 방송사 CBS의 조 이아니엘로 CEO 대행은 ‘낙하’도 하지 않고 ‘황금’만 챙길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아니엘로는 CBS와 비아콤의 합병이 완료되면 7900만달러의 현금과 2000만달러의 주식 등 총 1억달러(약 1158억원) 가량을 받으면서도 CBS 수장 자리는 지킬 예정이다.

이는 매우 “특이한” 경우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처럼 경영진이 회사의 명운과 상관 없이 개인적으로 거대한 돈을 챙기는 것은 기업 내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업의 CEO나 창업자가 너무 많은 회사 지분을 보유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위워크 같은 정보기술(IT) 스타트업들은 CEO에게 ‘복수의결권주식(super-voting stock)’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노이만의 경우 한때 주당 의결권이 20표에 달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도 복수의결권주로 전체 의결권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스냅챗의 모기업 스냅은 IPO 때 공모주 2억주를 모두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발행했다.

대신 스냅의 공동창업자인 에반 스피겔 CEO와 바비 머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결권의 97%를 장악하고 있다.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퇴직 (보상) 패키지는 주로 기업 지배력과 관련된다”고 WP에 설명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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