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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일고 “친일 청산”…‘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 곡으로 교가 교체
“광주학생독립운동 발원지가 ‘친일 교가’ 불러”
진보 시민단체 등 지적…19일 강당서 발표회
광주제일고(광주일고) 교정. [광주제일고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광주제일고(광주일고)가 “친일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뜻으로 교가를 교체했다. 새 교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인 김종률 씨가 작곡했다. 고교야구 명문으로도 유명한 광주일고는 광주학생독립운동 발원지이면서도 친일 행적이 있는 작곡가가 만든 ‘친일 교가’를 부른다는 지적을 지역사회 안팎에서 받아왔다.

13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일고에 따르면 광주일고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교내 강당에서 새 교가 발표회를 연다. 동창, 학부모 등을 초청해 그동안 경과를 보고하고 교내 합창단, 동문 관현악단, 전교생이 교가를 연주하고 제창한다. 새 교가는 이 학교 동문이기도 한 김 씨가 학생 공모로 선정된 노랫말에 곡을 붙여 완성했다.

광주일고 기존 교가는 가곡 ‘가고파’ 작사가인 시조 시인 이은상(1903~1982) 씨와 군가 ‘진짜 사나이’를 남긴 작곡가 이흥렬(1909~1980) 씨가 각각 작사·작곡했다. 이 노래는 1953년부터 불렸으나, 이 학교 전신인 광주고등보통학교로부터 이어진 역사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흥렬 씨가 일제 말기 군국 가요를 연주·지휘했다며 진보 진영 시민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 것을 이유로 지난 1월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이 교가 교체를 권고했다. 이 학교 동창회장인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도 교가 교체를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기존 교가는 올해 초 졸업식에서는 제창되지 않았다. 재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0% 이상 응답자가 교가 교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고등보통학교는 1929년 11월 3일 가두시위 등으로 표출된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일고의 교가 교체는 다른 학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광덕중·고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새 교가를 발표하는 등 광주에서는 학교별로 친일 이력이 있는 작곡가가 만든 교가를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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