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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후핵연료 처리·관리법 주목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앞날은…
한·미 공동연구 수행중…내년말 상용화 연구 여부 결정
파이로프로세싱 일관공정 시험시설 ‘프라이드’에서 원자력연 연구원들이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자력발전을 운용하는 국가들에게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현재 국내 원전에서도 매년 수백여톤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고 있으며, 원전의 임시저장수조는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초우라늄(TRU) 원소와 같은 독성이 높은 원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세슘과 스트론튬과 같은 핵종의 경우 높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넓은 면적의 최종처분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고독성·장반감기 원소를 분리하고 차세대 원자로인 고속로에서 연소시키는 방식으로 고준위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 등 재순환 가능한 핵연료 물질을 500∼650℃의 고온을 이용해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구정회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주기환경연구소장은 “원자력에너지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부피와 독성을 저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국내의 경우 사용후핵연료를 바로 묻어버리고 처분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고준위폐기물의 부피를 줄여 최종 처분장의 면적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파이로 공정은 고온 공정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라도 전원을 차단하면, 자연적으로 냉각되어 굳게 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잠재적 열원으로 인한 노심 용융 등의 중대사고 발생가능성이 전혀 없다.또 파이로 운전은 핫셀이라는 두께 1m 이상의 강화 콘크리트벽과 납유리로 구성된 구조물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진 및 각종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성 물질의 누출 우려가 없다.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중 발생하는 모든 방사성 기체는 포집장치 등을 통해 2중으로 포집된다.

해외 다른 국가에서도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등은 습식처리 또는 파이로를 고속로와 연계한 재순환주기를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으로 정하고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미국과 함께 ‘한-미 핵연료주기공동연구’를 수행중이다. 1단계 핵심 검증에서는 미국에서 약 200g의 사용후핵연료 실험을 통해 우라늄과 TRU 혼합물을 회수·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실 규모의 기술적 타당성도 입증했다. 현재 3단계에서는 파이로를 통해 생산된 TRU 핵연료를 이용해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에 위치한 연구로에서 조사시험 및 조사후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지속 여부는 내년말 열릴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사업 재검토위원회’에 달려있다. 재검토위원회는 한미 공동연구 성과와 안전성과 경제성, 핵 비확산문제 우려 불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구 소장은 “한-미 공동연구를 통해 파이로의 경제성, 안전성 등 타당성을 입증될 경우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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