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한결의 콘텐츠 저장소>공연·설치미술의 절묘한 결합...현대예술 품은 MoMA의 변신
뉴욕현대미술관(MoMA)은 개관 90주년을 맞아 a New MoMA로 변신했다. 4층 갤러리에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공연을 담아내는 공간 ‘마리-조세&헨리 크라비스 스튜디오’가 자리한다.

2019년 올 해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이하 ‘모마’)의 90주년이다. 이에 대대적인 보수와 확장을 거쳐 지난 10월 21일 ‘NOW MoMA’로 재개관 했다. 미술관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보다 깊이 있는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갤러리 공간을 30% 늘리고, 맨하탄 미드타운의 도시 구조와 연결시키면서 새로운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전통적 전시 방식을 벗어나 작품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전시함으로써 다양한 담론과 이야기들을 생성시키겠다는 의도가 느껴졌다.

예술적 역사를 담은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된 가운데, 새롭게 선보이는 공간으로 이 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는, 4층 갤러리의 확장된 공간 중심부에 마련된 ‘마리-조세 & 헨리 크라비스 스튜디오(Marie-Jose?e and Henry Kravis Studio)’였다. 최첨단 음향과 조명 설비를 갖추고 있어 공연장으로도 활용 가능한 공간이었다. 이 공간은 라이브 프로그램과 미디어 퍼포먼스, 움직이는 이미지의 생생함을 담기 위한 공간으로, 모마가 다양한 실험들과 함께 현대예술의 가장 중요한 장르인 퍼포먼스 및 시간 기반 예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더욱 다이나믹하고 선명한 현대예술의 현장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그리고 현대카드가 ‘현대카드 퍼포먼스 시리즈(The Hyundai Card Performance Series)’라는 이름으로 이 공간에서 진행되는 모든 미디어와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단독 후원한다고 하여 국내 관객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을 듯하다.

이 공간의 오프닝 전시로는 피아니스트이자 실험음악 작곡가 데이비드 튜더(David Tudor)와 컴포저 인사이드 일렉트로닉(Composers Inside Electronics Inc)의 ‘레인포리스트 V (Rainforest V -variation 1)’가 설치되었다. 레인포리스트 V는 1968년 안무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의 작품 ‘레인포리스트’의 반주를 위해 만든 실험적 음악 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연주자들에 의해 작동되는 설치된 공연작품에서 진화와 변화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대규모의 사운드 설치작품으로 성장했다.

금속 용기, 배드민턴 라켓이 달린 생수 통, 컴퓨터 하드 디스크, 쇠파이프, 플라스틱 튜브 등 다양한 오브제들이 허공에 매달려 있다. 버려진 물건이나 일상적인 물체들이 활용해 만든 음향시설이다. 하나의 설치작업으로도 볼 수 있다. 각 물체들의 물리적 특성들로 인해 동물이나 새의 지저귐과 같은 소리의 공명을 유도하고 증가시키면서 신비한 자연의 세계로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소리에 이끌려온 사람들은 마치 우림 속을 헤매 듯 매달린 물체 사이사이를 다니며 소리가 들리는 물체 속을 살피거나 석유통에 머리를 집어넣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관객들은 공간 가득 울려 퍼지는 자연의 소리들과 조우하며 오브제들이 만들어내는 공명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우리 시대의 삶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현대예술이 필수적이라는 점, 그리고 그러한 현대예술을 다룸에 있어서 그동안 모마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접근방법을 타진해 왔다. 현대 미술의 형성이 그림, 조각, 영화, 사진 뿐 만 아니라 미디어와 공연, 퍼포먼스, 음악, 건축과 디자인, 그리고 인쇄와 같은 매체들로 확장되면서 여러 매체간의 유기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연관 관계의 이해 속에서 가능하다고 본 듯하다. 때문에 미술관이 끊임없이 열려있고 살아있는 활기찬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을 ‘NOW MoMA’가 보여주고 있었다.

공연칼럼니스트/dear.hankyeol@gmail.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