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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시장 “광화문광장 시위 고통 해결 대안내놓겠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지역주민 현장토론회’
주민 150여명 참석해 광장 주변 집회·교통 불편 호소
박 시장 삼청·청운효자·평창·부암 돌며 주민과 직접 소통
박원순 시장이 3일 종로구청 강당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지역주민 현장토론회에서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광화문을 둘러싼 지역주민 여러분들이 시위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해결방법이 없는 지 종합적으로 연구와 용역을 거쳐 우리가 대안을 내놓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광화문광장 집회와 시위로 인해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3일 종로구청 강당에서 광화문광 주변 주민 15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지역주민 현장토론회’에서 3시간 넘게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 토론회 말미에 내놓은 답변에서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삼청동, 사직동에 이어 3일에도 청운효자동, 평창동, 부암동 등 일대를 돌며 광화문광장 재조성과 관련해 주민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주민 의견을 더 듣고자 마련된 이 날 토론회는 휴식 시간도 없이 장장 3시반 동안 마라톤으로 진행됐다. 주민 42명이 발언 기회를 얻어 3~5분 가량 동안 자신의 의견을 내는 동안 박 시장은 귀 기울여 진지하게 듣고 간간이 수첩에 받아 적는 모습을 보였다.

3일 종로구청 강당에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지역주민 현장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제공]

때로 박수와 고성이 오가는 속에서 나온 주민 의견 대부분은 ‘집회’와 ‘교통 문제’로 모아졌다.

팔판동에서 20년간 살았다는 여성 A씨는 “집에서 3미터 떨어진 곳에서 경찰차 20대가 날마다 공회전을 하고, 집이 흔들리다 못해 기울어져 있다. (시위자에게) 데시벨만 줄여달라는데 줄이지 않는다”며 “법(집시법) 보다 조용하게 살고 있던 사람들의 생존권 정도는 보장해줘야 민주공화국 아니냐”고 따졌다.

세종문화회관 뒤 당주동 상인 B씨는 “시위 때문에 대로변 점포와 일부 편의점을 제외하고 뒷편에는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오히려 시위 때문에 사람들이 약속을 취소하고 오지 않아 피해를 보고 있다”며 영업 피해를 호소했다.

평창동에서 22년간 살았다는 청년 C씨는 “시내로 나가려면 대중교통 타고 경복궁역, 광화문역으로 가야하는데, 주말이면 집회 때문에 서울역으로 우회하고 실질적으로 시내로 갈 수 있는 루트가 막힌다”며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때 감히 집회를 할 수 없는 분위기로, 아이들이 뛰놀고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디자인부터 돼야한다”고 규제 보단 디자인으로서의 해결을 제안했다.

박원순 시장이 3일 종로구 청운효자동 대표 주민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세검정에서 수원으로 출퇴근한다는 D씨는 “시장님은 출퇴근 시간대에 구기터널, 자하문 터널을 꼭 지나가봐라. 생지옥이다”면서 교통 대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박 시장에 대한 불신과 의구심을 드러낸 시선도 있었다. 다른 주민 E씨는 “광장이 확장되면 개인의 피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소수의 희생을 보상하면서 진행한다는 건지, 주민과 소통하는 건 상징적으로 끝이 나는 건지 듣고싶다” 했다. 부암동 한 주민은 “먼길 돌아가라는 건 공익성이 아니다. 이건 정치인을 위한 업적, 치적을 위한 사업이지 공익성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직2 구역 주민들의 재개발 요구 등 주민 민원성 발언도 적지 않았다. “시장님이 주민 의견을 직접 듣는다고 하니 감동”이라며 “박 시장의 배려에 박수를 보내자”는 한 주민 제안에 박 시장은 중간에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이 3일 종로구 마을버스 6번 회차장소에서 평창동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함부로 일방적으로 제 의사대로 추진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제가 만약에 광장을 서둘러서 해놓고 두고 두고 여러분들한테 욕 먹으면 그게 제가 득이 되는 장사냐”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번 지역주민 소통 과정에서 전봇대 지중화 계획 5개년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것을 소개하면서 “이번 기회에 꼼꼼하게 살펴보고 종합적 대안을 만들어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 시장은 7일 광화문광장시민위원회와 시민단체, 외부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2차 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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