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집값 전망이 작년 9월 이후 가장 낙관적이다.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전 수준으로 많아졌다. 집을 사려고 중개업소에 문의하는 사람도 작년 9월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에서 집값도 작년 9·13대책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많이 올랐다.

KB국민은행은 서울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월 121.4로 전달(114.2) 보다 높아지면서 작년 9월(133) 이래 가장 높았다고 1일 밝혔다.

서울 집값 전망이 작년 9월 이후 가장 낙관적으로 나타났다.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전 수준으로 많아졌다. [헤럴드경제DB]

이 지수는 국민은행이 서울 지역 회원 부동산중개업소를 상대로 조사한다.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을 전망하는 사람이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작년 9·13 대책이후 집값 하락 전망이 많아지면서 올 3월 74.3까지 내려갔다가, 회복해 지난 7월 100을 넘고,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지역 중개업자들은 매수 하려는 사람들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10월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102.9로 전월(82.2)보다 2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작년 9월(164.5) 이후 처음으로 100을 돌파한 것이다.

매수우위지수도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고 응답한 사람이 ‘매도자가 많다’는 중개업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 3월만 해도 37.9로 압도적으로 팔려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꾸준히 회복해 100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대한 상승 기대감은 경매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1.9%를 기록했다. 작년 11월(107%) 이후 가장 높다. 특히 지난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04.6%나 됐다. 평균 응찰자수는 작년 2월(12.6명) 이후 가장 많은 12.1명이나 몰렸다.

경매 낙찰가율은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통한다. 경매 응찰자들은 감정평가사들이 시황, 실거래가 등을 고려해 책정한 감정가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 높은 입찰가를 써낸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낮게 입찰할 수밖에 없다. 감정가보다 앞으로 집값이 더 뛴다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낙찰가율은 상승한다.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달 집값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0.6% 올라 작년 9월(1.84%)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내내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값은 7월(0.07%) 반등하더니, 8월(0.14%), 9월(0.18%) 등으로 4개월 연속 오르막길을 걷고 있다.

이동환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가을철 이사 수요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 및 집값 상승 기대심리 등으로 입지가 양호한 지역과 신축 대단지, 상대적 저평가 단지, 정비사업 및 개발 기대감 있는 지역 위주로 매수세가 유입돼 집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도권 다른 지역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작년 9월 수준으로 회복됐다. 경기와 인천의 KB부동산 매매전망지수는 105.0과 105.2로 모두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경기와 인천의 매매전망지수는 지난 9월 이후 두 달 연속 100을 넘었다. 감정원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달 0.2%, 0.09% 각각 올라 역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10월 서울시 자치구별 주택(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포함) 상승률. [자료=한국감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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