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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뻔뻔한 국회 무도한 정치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국회는 뻔뻔하고 정치는 무도하다.’

최근 이 나라 국회와 정치를 지켜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안보 위기와 경제난으로 민생이 파탄날 지경인데 무능한 국회는 의원 정수 늘리기 등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

‘조국 사태’를 국회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을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내몰아 광장의 정치를 하게 한 것도 모자라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주장을 둘러싼 논란을 벌이고 있으니 뻔뻔한 것도 이쯤이면 중병인 듯 하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의원 정수 10% 증원 주장을 하면서 국회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심 대표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10% 증원에 합의했다고 주장한 반면 나 대표는 심 대표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국회의원 증원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28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73.2%가 반대했고,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응답도 57.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단 여론조사를 보지 않더라도 일 안하는 국회에 대해 국민적 지탄이 최고조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절대 다수는 국회의원 증원에 대해 반대한다고 봐야할 것 같다.

참여연대 등 57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도 30일 “개혁의 사각지대이자 병목지대가 돼버린 국회를 바꾸지 않고는 그 어떤 변화도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소환제 등 국회개혁을 촉구했다.

필자는 청와대와 국회에서 일하면서 16대 이후 국회를 계속 지겨봐왔지만 이번 20대 국회 만큼 최악의 국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의 국회는 무능하기 짝이 없다. 일 안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야가 만나면 막말에 몸싸움이니 말해 무엇하랴?

이번 의원 정수 증원에 정의당이 가장 앞서는 것도 볼썽 사납다. 진보 정당이 청년과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은 하지 않고 정파 이기주의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 아니할 수 없다. 정의당 심 대표에게 차라리 정의라는 말을 당명에서 빼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인구 3억2000여만명인 미국의 국회의원수가 우리 보다 132석이 많은 432석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수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이 나라 국회의원은 특권의 상징이다. 일 안해도 매달 1억5000여만원을 급여조로 타고, 사무실 지원 경비와 보좌진 급여로 5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는다. 차관급 예우에 국민혈세로 툭하면 해외여행을 일삼는다. 그런데 이런 국회의원이 30명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니 이들의 대국민 갑질의 끝은 어디인가?

지금 많은 국민들이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검찰 보다 더 시급한 개혁대상은 국회이다. 이제 개혁의 촛불을 여의도로 옮겨야 한다. 국민소환제를 포함한 국회개혁이 가장 시급하다.

▶필자 :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한겨레신문 기자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영남매일신문 회장과 2018평창동계올림픽 민간단체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에서 동북아시아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강의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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