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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김정은, 금강산 싹 갈아엎자는 계획”
-“비핵화시 옵션 많지만 핵 틀어쥔 상태에서는 관광밖에 없어”
-中관광객 확대 초점…대북제재 속 관광으로 자력갱생 발판 도모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대해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남측의 금강산관광 문제를 만나서 논의하자는 제의를 하루만에 걷어찬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자체를 재설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30일 태 전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 지시 및 남북대화 거부에 대해 상황을 갈아엎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믿고 미국과 대화에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적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일방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태 전 공사는 “그럴 바에는 싹 갈아엎자. 갈아엎고 다시 개발해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여서라도 좀 (외화를) 벌어야겠다고 작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관광밖에는 외화를 벌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큰돈은 나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김정은은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 그런 식으로 관광업을 발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진정으로 비핵화를 하겠다면 선택할 옵션이 많겠지만 핵을 틀어쥔 상태에서 옵션은 당장 관광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최근 금강산을 비롯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는가하면 삼지연군과 양덕군 등 북한 내 주요 관광명소를 잇따라 찾으며 관광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대북제재로 관광시설 건설을 위한 물자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군부대를 동원하는 등 국가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이 어린 시절 관광대국인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보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제재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외화벌이수단인 관광산업 육성을 통해 자력갱생의 기반으로 삼으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관광산업 유치는 특히 중국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작년 북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약 20만명으로 90%를 차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서 관광을 필두로 민간·경제 분야 교류 강화를 합의하기도 했다. 북한이 중국 관광객을 최대 40만명까지 유치하기 위해 원산갈마·금강산 관광지구와 삼지연 관광특구, 양덕 온천관광지구 등을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일방적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신용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북한 정권이 인민을 위한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우기 때문에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최근 설립한 ‘남북함께시민연대’ 활동 차원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노르웨이, 대만 등을 찾아 북한 내 휴대폰 확대와 해외 파견 북한인들에게 외부정보 제공을 위한 협력과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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