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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깅스 판결·영화 평점테러…이슈 터졌다 하면 ‘남녀갈등’
최근 갈등유형 70%가 젠더갈등
“성평등 성취 위한 정부역할 절실”

레깅스 몰카사건과 신림동 강간미수사건 등 최근 사법부의 판단을 놓고 젠더갈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도 남녀 대립이 폭발한 지점이다. 전문가들은 남녀 갈등 양상이 정상적이지 않다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에 있었던 레깅스 몰카 무죄 판결도 젠더갈등으로 비화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부는 지난 28일 버스안에서 레깅스 차림의 여성을 몰래 촬영해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8초동안 이 여성의 엉덩이 부위 등 하반신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재판부는 “레깅스는 일상복으로 활용되고, 몰래 촬영이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성폭력범죄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술에 취한 여성을 뒤쫓아 집까지 들어가려 시도하다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일도 젠더갈등으로 번졌다. 조모씨는 지난 5월 28일 오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부근에서 귀가 중인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원룸에 침입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경찰은, 조씨를 강간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재판부는 주거침입혐의만 인정,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조 씨의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라 불리기도 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갈등의 정점에 섰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2년에 태어난 여성 김지영 씨의 이야기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화 제작을 중단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영화에 별점 1점을 주는 이른바 ‘평점 테러’ 현상도 나타났다.

젠더 갈등은 최근 들어 폭발하는 양상이다. 이수역 폭행사건, 대림동 여경 사건 등이 대표적 젠더 갈등 사안들이다. 지난 8일 국가미래연구원이 데이터분석 전문업체 타파크로스와 함께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사회 주제를 갈등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남녀갈등이 70.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페미니스트 정부를 자처했지만, 성평등을 성취하기 위한 디테일이 없다”며 “한쪽의 얘기만 듣고 소화하거나 재해석하는 단계 없이 정책을 펴고 있다. 양측의 의견을 다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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